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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이슈 취업과 일자리

고용 연장하자니…기업들 “60세 이상 직원 ‘높은 인건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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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23 마포구 노인 일자리 박람회'가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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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에 대한 고용 연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먼저 임금체계부터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은 고령 인력의 인건비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300인 이상 대기업 255곳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중·고령 인력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60세 이상 인력을 고용 중인 기업은 29.4%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0.2%만 정규직이었고, 19.2%는 계약직·임시직으로 고용하고 있었다. 대기업의 70.6%는 60세 이상 인력을 고용하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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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조사 결과 기업들이 만 55세 이상 중·고령 인력을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적이었다. 응답 기업의 78.4%는 ‘중·고령 인력의 근무의욕과 태도가 기존에 비해 낮아졌다’고 답했다. 중·고령 인력 관리에 애로를 겪는다는 기업도 74.9%에 달했다. 특히, 애로를 겪는 이유(복수응답)로 ‘높은 인건비 부담’(37.6%)을 꼽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업무성과 및 효율성 저하’(23.5%), ‘신규채용 규모 축소’(22.4%), ‘퇴직지연에 따른 인사적체’(16.5), ‘건강 및 안전관리 부담’(15.3%) 등의 순이었다.

중·고령 인력을 대상으로 효율적 관리·조치를 취했거나 검토 중인 기업은 61.2%로 나타났다. 주요 조치(복수응답)로는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33.9%)이 가장 많았고, 이어 ‘중·고령 인력 적합 업무 개발’(19.2%), ‘중·고령 건강관리·근무환경 개선’(12.2%) 등의 순이었다.

아울러 대기업의 절반 이상은 인사적체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 중 53.7%가 ‘현재 승진 지연 등 인사적체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인사적체의 원인(복수응답)으로는 ‘사업 및 조직 성장 정체’(40.1%), ‘직무가 아닌 연공 중심의 인력 관리’(30.7%), ‘정년 60세 의무화로 인한 장기 근속화’(27.7%)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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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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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정 정년 연장은 노동계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연금개혁안 논의 과정에선 연금 수령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법정 정년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요 기업 노동조합 역시 사측에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에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을 포함했다. HD현대그룹의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노조도 정년을 65세로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회원사 124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임금·단체협상 쟁점사항’을 설문한 결과 정년 연장(28.6%)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기업들은 아직 고령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토대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고 본다. 연공 중심적 기업문화가 여전하고, 중·고령 인력의 근로조건 조정과 전환배치를 위해선 노조와의 합의가 필수적이어서다. 또 많은 기업이 인사적체를 겪는 가운데 제도 개선 없는 계속 고용은 미래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아직 대기업 내 고령 인력 관련 인사제도나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의 고용연장은 양질의 일자리를 두고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며 “고용연장을 위한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의 개편과 근로 조건의 유연성을 높이는 제도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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