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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5년 만에 유럽 찾은 시진핑···美주도 ‘반중 연대’ 균열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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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5년만에 유럽 순방]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 등

견제 강화 속 '우호국' 찾아

어제 마크롱 등과 3자회담

中공급과잉·국제현안 논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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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년 만의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미국 등 서방 진영의 중국 견제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유럽과 관계 복원을 통해 미국 주도의 ‘중국 제재 연대’에 균열을 내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첫 방문국인 프랑스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전쟁, 무역 문제 등을 둘러싸고 중국과 마찰을 빚는 가운데 서방국가 중 유독 중국과 긴밀한 교류를 이어온 나라로 꼽힌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 주석은 6일(현지 시간) 오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3자 회담을 가졌다. 마크롱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중국의 공정한 무역정책을 촉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러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요청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유럽의 미래는 중국과의 관계를 균형 잡힌 방식으로 지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 시진핑 주석은 "오늘날 세계는 격동과 변화의 새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고 짚으면서 "세계의 두 중요한 세력인 중국과 유럽은 계속해서 세계 평화와 발전에 새로운 기여를 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중국 당국이 벌이고 있는 프랑스산 코냑과 유럽산 브랜디 증류주들에 대한 반덤핑 조사 그리고 프랑스제 화장품과 관련한 무역 갈등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유럽과 중국은 상당한 규모의 경제 관계를 맺고 있으나, 국가 주도의 과잉 생산과 불평등한 시장 접근 등으로 (양측 관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U는 지난달 9일 중국산 풍력터빈에 대한 정부 보조금 조사를 선언하는 등 싼값을 무기로 유럽을 공략하는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제품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올 초 EU가 원산지인 수입 브랜디들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는 등 통상 갈등이 커지고 있다.

3자 회담에선 우크라이나와 가자 전쟁도 논의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호 관계인 중국이 올림픽 기간 휴전 등을 위해 러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기대했다. 중국과 프랑스 두 정상 부부는 순방 이틀째인 7일 프랑스 남부 오트피레네로 자리를 옮겨 점심을 함께한다.

시 주석은 프랑스에 이어 중국과 우호 관계에 있는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방문한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시 주석의 유럽행은 유럽의 대미(對美) 유대를 느슨하게 하는 기회를 잡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방문하는 세 나라는 미국의 전후 세계 질서 구축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나라들” 이라며 “미국은 시 주석의 유럽 방문을 서방 동맹(미국과 유럽)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노력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평했다.

AP통신도 “미국의 핵심 외교정책 목표에 대한 유럽의 지지가 사라지고 있는 신호와 함께 미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위한 미국의 지원에 대한 증가하는 불확실성 때문에 미국은 시주석의 이번 방문을 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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