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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신간]요네자와 호노부 'I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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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I의 비극 (사진=내친구의서재 제공) 2024.05.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목제 배를 보존하기 위해 썩은 목재를 교체한다. 노를 바꾸고, 돛대를 바꾸고, 배 밑바닥까지 뜯어내 바꾼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 이윽고 모든 부품이 교체됐을 때, 그것은 원래 배와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황폐한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고지대에 서서 그런 이야기를 떠올린다. 이 마을은 6년 전에 유령 마을이 되었다. 농지는 다소 남아 있고, 땅 주인 몇몇이 시내에 살면서 가끔 농작물을 관리하러 오긴 하지만, 주민은 없다.

일찍이 이 고지대에서는 탐스럽게 여문 벼 이삭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내려다보였을 것이다. 지금은 과거에 논이었던 네모난 땅을 생명력이 강한 잡초가 마구잡이로 뒤덮은 모습이 보일 뿐이다. 무너진 헛간, 갈라진 아스팔트, 버려진 수레, 메마른 저수지……. 이 마을은 죽었다.

2021년 '흑뢰성'으로 나오키상 등 추리소설 9관왕을 달성한 소설가 요네자와 호노부가 이번에는 현대 사회 문제를 담은 추리소설 'I의 비극'(내친구의서재)을 내놨다.

이 작품은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 소도시를 부흥시키려는 공무원과 희망을 안고 이주해 온 주민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작가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재치 있는 필치로 담아냈다.

고령화, 저출생, 일자리 감소, 청년이동, 인구감소 등 작품 속에 드러난 사회 문제들로 일본 각 지방자치단체는 청년 인구를 유입시키려고 빈집을 고쳐 싼값에 임대하고 일자리를 찾아주고 이주비를 지원하는 일명 'I턴 프로젝트'를 시행해 왔다.

대부분 막대한 세금만 투입된 채 실패로 끝난 것이 현실이다. 부족한 일자리, 불편한 교통, 열악한 의료, 문화 시설 부재 등 지방도시의 현실을 작가는 미스터리라는 틀에 담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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