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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0일로 취임 2주년을 맞아 임기 40%를 채우게 된다. 정치 전문가들은 총선 대패 이후 국정 지지율이 24%(한국갤럽 조사)로 추락한 윤 대통령이 국정 동력을 회복하려면 대대적인 리더십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헌정사 최초로 임기 내내 '여소야대' 국면에 맞닥뜨린 윤 대통령으로선 남은 3년간 3대 구조개혁을 이뤄내고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와 소통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통령학 전문가인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은 인터뷰에서 "대통령 본인이 검찰 출신이었기 때문에 행정의 우위를 믿고 정치에 소홀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라도 '입법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함 원장은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정책으로 무언가를 해보려고 계속 시도해왔지만 '정책 위에 정치가 있다'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며 "정책의 달인이 되려고 했으나 이제는 정치의 달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원장이 이같이 주장한 것은 현재 시스템상 정부가 주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함 원장은 "윤 대통령은 주변 인사를 정치가 체화된 정치인 출신으로 채워야 한다"며 "신임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을 정치인 출신으로 임명한 것은 이제라도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라며 "입법 리더십의 본질은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은 남은 3년간 국정과제를 수행해야 하고, 이 대표는 수권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공생관계라는 것이다. 한번에 모든 것을 이루려 하지 말고 서로 양보하며 작은 것이라도 얻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함 원장의 조언이다. 그는 "이제 협상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빅 위너'는 없다. 서로 양보해 하나씩 나눠 갖는 '스몰 위너'가 되는 데 만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 대통령이 열린 리더십을 통해 탕평 인사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윤 대통령이 제일 비판을 받았던 부분이 '닫힌 리더십', 더 부정적으로 얘기하면 '폐쇄적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것"이라며 "본인과 코드가 맞거나 사적 인연이 있는 사람을 중용하고 지지 기반을 위주로 국정운영 방향을 설정해오지 않았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낮은 점수를 매겼다"며 "열린 리더십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의 바람이 표출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윤 대통령이 리더십 변화를 통해 '중도층'을 공략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도 3원칙'을 탈정치, 탈이념, 친민생 등으로 규정한 뒤 윤 대통령이 이념과 거리를 두는 동시에 자신을 지지해줬던 보수층만을 향한 국정운영이 아닌 중도층을 위한 정치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원장은 "윤 대통령의 인사 기용 폭이 좁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정치적으로 노선이 다르더라도 능력이 있으면 과감하게 발탁하는 탕평 인사와 통합 인사로 적극적인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 탕평 인사가 대통령에게는 실보다 득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은 차기 국무총리 인선부터 주목하고 있다"며 "경제에 대한 정책 능력을 갖춘 통합형 총리를 여야 간 교감을 통해 찾아야 한다"고 했다.
갈등 조정 전문가인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책임총리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책임총리제를 통해 야당과 협치를 강화할 수 있다"며 "야당이 임명동의안 통과에 협조한 총리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것은 야당에 대한 존중과 협치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무적으로는 대통령과 총리가 정기적으로 만나는 주례회동의 정책 결정 기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안건을 정한 뒤 주례회동을 통해 대통령과 총리가 의견을 나누며 사안에 대해 결정하는 등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야당과의 소통은 물론 여당과의 소통 중요성도 지적했다. 박 교수는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여당을 수하 부리듯이 한 측면이 있다"며 "수평적 당정 관계를 기반으로 여당이 자율적으로 야당과 협상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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