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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숨막히는 폭염에 위기에 빠진 태국 두리안 농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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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태국 동부 찬타부리에 위치한 한 과일 도매시장에서 두리안을 내리고 있는 노동자들의 모습/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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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동남아를 강타한 기록적 폭염으로 태국 두리안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6일 AFP와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에서 장기간의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며 두리안 농가들이 곤경에 처했다. '과일의 왕'으로 불리는 두리안은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과일이자 수익성이 좋은 '효자 수출품'으로 꼽힌다. 태국에서 수백 년 동안 재배된 두리안은 세계 각지로 수출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한 이상기후로 장기간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며 두리안 농가들은 큰 곤경에 처했다. 농민들은 "지독한 폭염으로 수확량이 줄고 재배 비용이 치솟고 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태국 동부 찬타부리에서 부모님의 두리안 농장을 물려 받아 30년 넘게 두리안을 재배하고 있는 부사바씨는 "올해는 위기다. 폭염이 계속 이어지면 (모든 게) 끝날 것이다. 더 이상 두리안을 생산할 수 없을 것"이라 전했다.

두리안 제철은 통상 3~6월이지만 올해 태국은 폭염으로 수 주 째 기온이 섭씨 40도 안팎을 맴돌고 있다. 장기화되는 폭염으로 가뭄까지 이어지며 두리안 수확량도 크게 준 상태다. 무게와 크기에 따라 등급이 나뉘어지는데 폭염으로 두리안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익게 돼 맛과 크기에서도 모두 최상품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뭄까지 이어지며 농가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부사바씨는AFP에 "1.6㏊(헥타르·1만㎡) 규모 농장에 물을 한번 주려면 트럭 10대분 12만ℓ 물을 구입해야 한다"며 수천달러를 지불하고 이틀마다 이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라 전했다.

세계 1위 두리안 수출국 자리를 지켜온 태국의 가장 큰 손님은 중국이다. 태국에서 수출되는 두리안 전체 물량의 약 95%는 최근 두리안 소비가 급증한 중국으로 향한다. 폭염 등으로 두리안의 크기가 조금 작아져도 중국의 수요 덕분에 가까스로 좋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계속 된다면 베트남산 두리안에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두리안 생과 수입 물량 142만t 중 태국산이 92만9천t(65.2%), 베트남산이 49만2천t(34.6%)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상 기후로 태국산 품질이 떨어진데다 중국과 가까운 베트남이 빠르게 중국 시장을 공략하며 올 1분기 중국시장에선 베트남산 두리안이 태국산 두리안을 추월했다.

태국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말 세타 타위신 총리가 찬타부리를 방문, 농가들의 상황을 점검한 데 이어 농무부도 일선 공무원들에게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부 두리안 농가에 지원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며 일부 농가에선 농민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신들에게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인 해낭메우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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