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이집트서 이틀간 휴전안 논의
바이든, CIA국장 파견해 타결 압박
이, 라파 일대서 지상전 강행 의지
“네타냐후 퇴진하라” 이스라엘서 휴전 촉구 시위 4일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서 시민들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즉시 휴전”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빠른 휴전을 요구했다. 텔아비브=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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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진행 중인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서 ‘종전’ 포함 여부가 주요 관건으로 떠올랐다. 중동 전쟁을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시위로 재선 가도에 장애물을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측은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지상전을 강행하려는 이스라엘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하마스 지도부에는 카타르 내 하마스 사무소 퇴출 등을 압박하며 양측 모두에 빠른 타결을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4, 5일 양일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휴전안을 논의했다. 특히 5일 협상에서는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종전 포함 여부가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스라엘 측은 억류 중인 인질 33명을 돌려받는 대신 팔레스타인 수감자 900명을 석방하고 40일 동안 우선 휴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포함하지 않는 협상안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인질 석방과 무관하게 협상안에 반드시 종전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극우 연정은 휴전 협상과 별개로 라파 일대에 있는 하마스 지도부를 궤멸해야 한다며 지상전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5일 “인질 교환을 위해 전투를 일시 중지할 용의는 있지만 (하마스 궤멸 같은) 전쟁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전쟁 종식이나 가자에서의 군대 철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 노선을 고수했다.
최근 주요 대학가의 반전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3일 카이로에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파견해 양측 모두를 압박했다. 우선 하마스 측에 카타르 수도 도하의 하마스 사무소를 폐쇄하도록 압력을 넣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하마스는 카타르의 지원하에 2012년부터 가자지구가 아닌 도하에서 지도부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중동 순방을 마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3일 “민간인 대피 계획이 없다면 라파 일대에서 이스라엘이 벌이는 대규모 군사 작전을 지원할 수 없다. 그 피해는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이라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강행하면 최소 10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머무는 라파 일대에서 천문학적인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7일 중동 전쟁 발발 7개월을 앞두고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측은 4일 “가자지구 북부에 전면적인 기근이 본격화했고 남쪽으로도 번지고 있다”며 “현 상황은 공포다. 지켜보기 매우 힘들다”고 우려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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