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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불혹의 린지본, 현역 복귀…“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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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10년 밴쿠버 올림픽 활강 경기를 마친 뒤 포효하는 린지 본. 본은 밴쿠버 활강에서 금메달을, 슈퍼대회전에서 동메달을 땄다. 2014년 소치 올림픽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본은 2018년 평창올림픽 활강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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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린지 본(미국)이 현역 선수로 돌아온다. 여자 알파인 스키의 전설 본은 14일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현역 복귀 계획을 밝혔다. 본은 올림픽 메달 3개(금 1개, 동메달 2개),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8개(금 2개, 은 3개, 동메달 3개), 월드컵 종합 우승 4회를 달성한 알파인 스키의 전설이다.

본은 2019년 2월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여러 차례 수술했던 오른 무릎 통증이 레이스 때마다 계속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4월 무릎뼈를 재배치하는 수술을 받은 뒤 본을 괴롭혔던 통증이 사라졌다.

본은 “은퇴할 때는 복귀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무릎 수술을 받고 10주 후 스키를 탔는데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 통증 없이 스키를 탈 수 있는 상태로 돌아와 정말 기뻤다. 훌륭한 여자 선수들과 스키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더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본이 복귀를 결심한 데에는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2년 전 세상을 떠난 본의 어머니는 본을 출산하면서 뇌졸중으로 왼쪽 다리가 일부 마비됐다. 본은 “엄마 덕분에 매일 내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어떠한 후회도 없이 사는 게 신조가 됐다. 지금 (현역 복귀에)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고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본은 “더 이상 어떤 걸 좇지도, 증명하려 노력하지도 않는다. 그간의 내 경력에 충분히 감사하다. 어떤 부담도 없다. 처음 스키를 탔을 때처럼 나랑 산, 그걸 즐길 뿐”이라고 했다. 이어서 “당장 먼 미래를 생각하려 하진 않는다.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다만 빨리 레이싱하고픈 열망이 없었다면 복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은 15개월 뒤 열리는 밀라노-코리타니담페초 올림픽 도전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 2018 평창 이후 다섯 번째 올림픽 도전이다. 특히 이번 올림픽이 열릴 코르티나는 본이 FIS 월드컵에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2차례나 우승한 곳이다. 본은 2026 겨울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묻는 말에 “코르티나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물론 내년의 일이기에 지금 당장 확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두 내가 코르티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것”이라고 했다.

본은 14일 미국 대표팀 훈련지인 콜로라도로 떠나며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콜로라도로 가는 중. 대표팀 유니폼이 아직 잘 맞길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하루씩(one day at a time)’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먼 미래에 닥칠 일을 고민하기보다 하루하루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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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지 본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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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은 16일부터 미국 스키 국가대표팀 훈련에 합류해 2024~2025시즌 월드컵 투어 무대 복귀에 도전할 계획이다. FIS에도 본은 이미 ‘현역선수’로 상태가 바뀌어 있다. 본은 다음 달 14일 미국 비버 크릭에서 열리는 스키 월드컵에서 대회 전 코스를 먼저 주행하는 전주자 등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 중이다. 본은 이후 와일드카드를 통해 다음 달 말 21일 스위스 생모리츠 월드컵 슈퍼대회전 출전을 단기 목표로 잡았다.

본은 은퇴 때 FIS 월드컵 통산 우승 기록이 82승이었다. 당시 여자 월드컵 통산 최다우승 기록이었다. 이 기록은 2023년 미국 미카엘라 시프린(29)이 깼고 시프린은 현재 통산 97승으로 남녀통산 최다승 기록을 경신 중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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