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자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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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권이 일명 '채상병특검법'을 통과 시킨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관련자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날 오전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김 사령관은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전 사단장 등 8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보고하자 이첩 보류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해병대 자체 조사단은 채상병의 죽음에 임성근 전 사단장 등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봤다. 또 조사 결과에 대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결재도 끝난 상황이었다. 국방부 장관의 결재도 끝난 사건에 대해 김 사령관이 이를 저지해 경찰의 수사를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4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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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공수처는 지난달 말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지난 2일에는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불러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공수처는 관련자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외압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소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채상병특검법이 통과되고 특별검사 임명과 특검 조직 구성이 완료되면 수사의 방향은 용산을 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검이 구성되면 공수처는 관련 수사기록을 특검에 넘기고 특검이 수사를 이어가게 된다. 채상병특검법은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야권이 단독으로 추진한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2년간 쌍특검법 등 여야 협의 없이 통과된 법안에는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총 9개의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화 이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는 이미 최다를 기록했다. 앞서 전 대통령의 경우 전 임기 동안 노태우 대통령이 7건, 노무현 대통령 6건, 박근혜 대통령 2건, 이명박 대통령 1건을 행사했다.
다만 채상병 특검법의 거부권 행사에는 대통령실에도 적잖은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선 법안들과 달리 '채상병특검법'의 핵심인 외압 의혹의 당사자가 '용산'이라는 의혹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4월 총선 결과가 야당의 대승으로 돌아간 것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이라는 인식이 큰 상황에서 거부권 행사는 민심에 반하는 행위로 여겨질 수 있다. 실제로 채상병 특검법 여론조사 결과 국민 67%는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채상병 특검법 반대라고 응답한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30% 대임을 감안하면 대통령 지지층 일부도 채상병 특검에 대해 찬성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9일쯤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해병대원 특검법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직접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반대에도 해병대원 특검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데 대해 “특검은 행정권에 속하는 수사권을 사실상 입법부에서 가져가는 것이어서 반드시 여야가 합의 처리해야 한다”며 유감의 뜻을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한다.
한편 윤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자 시절 대장동 특검법과 관련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고 말한 바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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