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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물가 관리 전방위 압박 나선 정부···물가TF 띄우고 식품업계 간담회 또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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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민생물가TF 출범…할당관세 적용 품목·비축물량 방출 등 확대

농식품부·공정위, 식품·외식 업계에 가격 인하 압박…공공요금 인상 보류

경향신문

지난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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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치솟는 먹거리 물가를 낮추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 중심의 범부처 민생물가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식품·외식 업계를 상대로 가격 인하 압박을 높이고 있다. 일각에선 당국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가져올 부작용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범석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주재로 열린 ‘민생물가TF’ 회의가 열렸다. 회의에는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농산물의 납품단가와 할인지원, 할당관세 등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2%대 물가 안착’을 목표로 출범한 ‘민생물가TF’는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이끌고, 김 비서관이 간사를 맡아 물가안정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최근 둔화하는 흐름이지만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로, 석달 만에 2%대로 낮아졌지만 서민 체감도가 높은 농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20.3%나 올랐다. 이 중 사과(80.8%)와 배(102.9%), 토마토(39.0%), 배추(32.1%) 등은 큰 폭으로 뛰었다. 과일과 채소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곧 20%대를 유지했고, 올 들어서는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농산물 가격 상승은 햄버거와 치킨, 김밥 등 외식·식품 업계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맥도날드는 전날 빅맥 세트 가격을 6900원에서 7200원으로 300원 올리는 등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렸다. 피자헛도 전날 프리미엄 메뉴 중 갈릭버터쉬림프, 치즈킹 2종의 메뉴 가격을 약 3%씩 올렸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에 따르면, 지속적인 농산물 가격 상승 영향으로 지난 3월 서울지역 냉면, 김밥 등 외식 품목 8개 평균 가격이 1년 전보다 최대 7%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대응은 업계의 가격 인상 억제에 맞춰졌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남양유업, ㈜농심 등 17개 식품기업과 교촌에프앤비(주), 본아이에프(주) 등 10개 외식업체 대표들을 만나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지난 3월에 이어 또다시 업계 대표들을 불러 모아 협조를 구한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상반기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하기로 한 과일과 식품 원재료 등 30개 품목은 업계 요구에 따라 연말까지 연장하고, 가격강세가 지속되는 6~7개 품목을 신규로 적용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도 연일 나서고 있다. 시장 모니터링 전담팀을 구성해 운영 중인 공정위는 이날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용량 등을 몰래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행위를 한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사업자의 부당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 개정안’을 발표했다. 용량 변경 고지 대상 품목은 우유, 커피, 치즈, 라면, 고추장, 생수, 과자 등 가공식품 80개와 화장지, 샴푸, 마스크, 면도날 등 생활용품 39개다. 이런 분위기 탓에 공공요금 인상 시기는 뒤로 미뤄졌다. 원가 상승과 가스공사의 재무 위기 상황 등으로 5월 인상이 유력했던 가스요금은 도시가스 소비 비수기인 7월 인상이 검토되고 있다.

어윤종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공급을 늘리기 쉽지 않은 일부 농산물에 한해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을 늘리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 결정 구조에 개입하는 것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슈링크플레이션 같은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 소비자물가 석달 만에 2%대···‘금사과’ ‘금배’는 지속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405020800001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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