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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재배면적 줄고 ‘벌마늘’ 피해까지…이번엔 ‘마늘플레이션’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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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생산량 평년 대비 6~7% 줄 듯

농가 “벌마늘로 생산비도 못 건져”

중 작황 부진 수입량도 감소 우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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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마늘 쪽이 자잘하게 갈라지는 ‘벌마늘’ 피해가 잇따르면서 올해 마늘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입량도 중국 등 현지 작황 부진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여 마늘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양념채소 보고서를 보면, 올해 마늘 생산량은 30만5000t 안팎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2∼3%, 평년 대비 6∼7% 감소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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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올 2~3월 이상고온과 잦은 비, 일조량 부족 등 기후 영향으로 벌마늘 피해가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벌마늘이란 마늘대 잎 안쪽에 새잎이 나는 2차 생장을 하면서 쪽이 많아진 마늘을 말한다. 통상 상품성 있는 마늘은 6~8쪽인데 반해 2차 생장한 마늘은 자잘하게 10쪽 넘게 나 있다. 상품 판매가 어렵기 때문에 깐마늘용이 아니라 대부분 다진 마늘로 쓰거나 일부 폐기한다.

벌마늘 피해는 제주·전남·경남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농업관측센터는 보고서에서 “급격한 기온 변화, 일조시간 부족, 많은 강우 등으로 남도마늘 주산지인 제주, 고흥, 남해 등을 중심으로 벌마늘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5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앞으로 작황 피해가 발생하면 단위 생산량이 줄고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주도가 지난 4월30일~5월1일 표본조사한 결과에서는, 전체 마늘 재배면적 1088㏊(헥타르·1㏊는 1만㎡)의 57.8%에서 벌마늘 피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배면적이 줄어든 것도 생산량 감소 전망에 힘을 실었다. 올해 전국 마늘 재배면적은 2만3592㏊로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4% 감소했다.

정부는 벌마늘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대파대(㏊당 1054만원), 농약대(㏊당 249만원), 생계비(농가당 104만원)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파대는 마늘밭을 갈아엎고 다른 작물을 다시 심을 경우 받을 수 있는 파종 비용이며, 농약대는 병충해 방제 비용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마늘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나, 재고량과 국내 소비 감소 등을 고려했을 때 벌마늘로 인한 수급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3년산 마늘 재고량은 4월 말 기준 1만4800t으로 1년 전과 비교해 9.3% 많다.

하지만 생산량 감소에 이어 수입량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농업관측센터는 “4월 수입량은 3062t으로 전년 동월 대비 54% 감소했는데, 이는 주요 수입처인 중국의 마늘 재고량 감소와 내수 수요 증가로 산지 가격이 강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라며 “가격 상승 영향으로 5월 수입량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산 농가는 벌마늘 전량 상품 가격 수매 등을 요구한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 관계자는 “벌마늘 피해로 생산비도 건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생산량 감소로 인해 올해 전체적인 마늘 수급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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