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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용진이형, 진짜예요?” 노브랜드 상장 절차 돌입…그런데 그 노브랜드 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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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 발판 삼아 인지도·경재우위 확보할 것”
‘완전 제조자 기획 생산’ 전략으로 차별화…고객사 ‘락인’
디지털 전환·생산거점 확대·업황개선 등 호재 기대


매일경제

이상규 노브랜드 최고경영자(CEO)가 3일 IPO 간담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출처 = 노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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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 ‘노브랜드(No Brand)’가 아닌 의류 기업 ‘노브랜드(NOBLAND)’로 기억될 것입니다.”

3일 이상규 노브랜드 최고경영자(CEO) 대표는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코스닥 상장을 발판 삼아 패션 디자인 플랫폼 업계 내 확고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 대표는 IPO 도전을 통해 기업 인지도와 시장 내 위치를 대폭 끌어올리겠단 의지를 표명했다. 그간 노브랜드가 이마트의 PB와 한글 사명이 똑같아 투자자들이 혼동을 겪을 수 있단 업계의 우려를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브랜드는 글로벌 의류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다. 주요 고객사는 갭과 에이치앤엠(H&M) 등 대량생산 상품 중심의 브랜드부터 제이크루, 메이드웰 등 중고가 브랜드까지 다양하다. 최근엔 누즈, 에버레인과 같은 온라인·SNS 기반 미래지향적 브랜드를 편입해 브랜드 다양성을 키웠다.

노브랜드는 지난 3월 18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총 120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가 희망 범위는 8700원~1만1000원이다. 이에 따른 공모 규모는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기준 약 132억원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8일까지 총 5영업일 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오는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일반 청약을 받는다. 삼성증권 주관으로 이달 중 코스닥에 상장하겠단 목표다.

100% 신주 모집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신규 공장에 투자해 생산력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신규 고객사를 유치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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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IPO 간담회 후 기자들과 대화하는 이상규 노브랜드 최고경영자(CEO). [사진 =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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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는 기존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이나 ODM 방식과 차별화를 둔 ‘디자인 플랫폼 하우스’ 사업 영역을 구축했다. 디자인 플랫폼 하우스는 ‘완전 제조자 기획 생산’의 형태로 생산과 디자인, 기획이 합쳐진 구조다. 중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고객사를 담당하면서 축적한 광범위한 디자인 역량이 기반이 됐다. 노브랜드의 디자인 인력 비중은 전체의 31.8%로 동종(ODM)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이 대표는 “디자인 플랫폼 하우스 전략은 고객 맞춤형 트렌드 분석과 디자인 개발이 가능해 고객사의 ‘락인(Lock-in, 장기 고객 형성)’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노브랜드는 디지털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실물 샘플을 대체한 3차원(3D) 샘플을 구성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AI)를 적용한 빅데이터(방대한 정보로부터 필요한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를 기반으로 브랜드별 정체성을 살린 디자인을 제안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거의 대부분의 생산 과정은 디지털로 관리하고 있다. 수주 단계부터 출하 단계까지의 모든 생산 데이터를 정보통신기술(ICT) 설비를 통해 수집하며, 이를 자체 개발한 관리 플랫폼 ‘NTIS(Nobland Total Information System)’에서 분석해 생산 현장에 제공한다. 자동재단기와 AI 원단 검사장비 등 자동화기기를 생산에 활용해 인력 및 낭비 요소를 줄이고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이 대표는 “노브랜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총 6개 생산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어 고객사의 요청 사항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브랜드는 현재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을 검토하는 한편, 노동력이 풍부한 방글라데시에도 신규 공장 증설을 고려 중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점에 대해서 김현선 노브랜드 재무본부 상무는 “달러가 강세일수록 회사 경영 여건이 좋아지는 구조”라며 “올 상반기 미국 소비 경기 회복 기조를 고려할 때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감소했던 매출 감소폭을 올해부터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브랜드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2021년 108억원, 2022년 293억원, 2023년 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비 감소세를 보였지만 회복할 여건이 충분하단 설명이다.

실제로 노브랜드의 주요 시장인 북미 의류 수입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섬유 및 의류 상무국(OTEXA)에 따르면 북미 의류 수입 규모는 2020년 1510억달러에서 2022년 1993억달러로 32% 가량 늘었다. 주요 브랜드의 재고자산은 2022년 3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주요 고객사의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신제품 재고 보충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노브랜드는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엔드(고품질·명품)’ 고객사 확대 전략에 힘을 주고 있다. 노브랜드의 프리미엄 브랜드 매출 비중은 2018년 11%에서 지난해 22%로 확대됐다.

이상규 대표이사는 “이번 코스닥 시장 상장은 회사가 한 단계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패션 산업을 선도하는 차별화된 디자인 및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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