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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KIA 장정석‧김종국 “가을야구 진출하자 1억 줘서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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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업체 대표 “KIA 팬이라 격려금 준 것”

조선일보

KIA 타이거즈의 김종국(왼쪽)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뉴시스


후원 업체로부터 1억여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이 3일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후원 업체 대표도 “오랜 기아의 팬이라 격려금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전 단장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허경무)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김 전 감독과 함께 1억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가을야구에 진출하자 사기 진작 차원에서 (격려금으로) 준 것을 받은 것”이라며 “구단 광고 등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감독 변호인도 “(1억원은) 선수단을 위한 격려금이지 광고 계약 관련 청탁 목적의 돈이 아니다”며 “광고·후원 관련 계약을 처리하는 것은 감독의 일도 아니다”고 했다. 이들에게 총 1억 6000만원을 건넨 혐의(배임증재)를 받는 후원 업체 대표 김모씨 측도 오랜 기아의 팬임을 강조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후원 업체 대표 김씨는 2022년 10월 13일 KIA와 KT위즈의 와일드카드 1차전 경기 시작 2시간 전 감독실에서 총 1억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김씨 변호인은 “김씨는 KIA가 가을야구에 가면 1억원을 주고, 3위 안에 들면 두 배(2억원)를 준다고 했다”며 “지인에게 김 전 감독을 소개받은 후 구단과 후원 계약을 체결해 스폰서가 됐고, 비공식적으로 격려금을 주고자 한 것이 이 사건의 실체”라고 말했다.

김씨 변호인은 “김씨는 일 년에 KIA 경기를 수십 경기 이상 직관하고, 바쁜 날에는 TV로 보는 오랜 팬”이라며 “김씨의 KIA 사랑은 주변인들이 다 아는 공지의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사업에 성공하기까지 어렵고 지난했는데, 이걸 지탱할 수 있게 해준 낙이 가족과 KIA 경기”라고 했다.

김 전 감독과 김씨는 2022년 7월 선수 유니폼 견장 광고 계약 등과 관련된 청탁과 함께 600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도 부인했다. 김 전 감독 변호인은 “당시 KIA의 (견장) 광고가 수개월간 비어있던 상황에서 김씨가 광고를 해줘서 구단도 고마워했다”며 “부정한 청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씨 측도 “스태프 포함 선수단이 60명 정도 된다고 해서 100만원권 수표 60장을 마련해서 준 것뿐”이라고 했다.

한편, 장 전 단장은 포수 박동원(현 LG트윈스)에게 고액의 FA 계약을 보장해주겠다며 2억원을 요구했다는 혐의(배임수재 미수)도 부인했다. 법리상 박씨의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범죄가 성립되는데, 박씨가 장 전 단장에게 아무런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다만 장 전 단장이 박씨에게 2억원을 요구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장 전 단장 등 변호인들의 변론 내용을 정리하면서 일부 타당한 부분이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특히 장 전 단장이 박씨에게 2억원을 요구한 혐의에 대해 “검찰의 공소사실만으로는 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검찰은 다음 달 4일 열리는 재판에서 반박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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