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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약초로 상처 '자가치료'하는 야생 오랑우탄 발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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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오랑우탄, 약초 씹어 상처에 발라

"자가치료, 인간과 유인원 공통 조상에서 비롯"

뉴시스

[서울=뉴시스] 인도네시아 야생 수마트라 오랑우탄이 얼굴에 큰 상처를 입자 약초를 씹어 으깬 뒤 즙을 발라 치료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다고 3일(현지시각) 미국 CNN이 보도했다. 사진은 해당 오랑우탄의 모습. (사진=CNN) 2024.5.3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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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수민 인턴 기자 = 인도네시아 야생 수마트라 오랑우탄이 얼굴에 큰 상처를 입자 약초를 씹어 으깬 뒤 즙을 발라 치료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3일(현지시각) 미국 CNN에 따르면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 행동 연구소(MPIAB) 이자벨 로머 박사팀은 지난 2022년 6월 수마트라섬의 구눙 르우제르 국립공원에서 오랑우탄을 연구하던 중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은 '라쿠스'라는 오랑우탄을 발견했다고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통해 발표했다.

며칠간 관찰한 결과 라쿠스는 3일 뒤부터 '아카르 쿠닝'이라는 약초의 줄기와 잎을 씹어서 나온 즙을 상처에 7분 동안 반복해서 바르고, 30분 이상 약초를 먹었다고 한다.

이후 상처 부위의 감염 징후는 없었으며, 치료 5일 뒤부터 상처가 아물고 한 달 안에 완전히 나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남아 열대우림에서 발견되는 덩굴식물인 아카르 쿠닝은 항균·항염 작용 등이 확인된 약초로, 전통 의학에서 이질, 당뇨병, 말라리아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연구팀은 라쿠스가 아카르 쿠닝을 다른 곳에는 바르지 않고 상처에만 반복해서 바른 것으로 보아 치료를 위해 의도적으로 약초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이 연구는 야생 동물이 약효가 있는 식물을 이용해 상처를 치료하는 행동에 대한 첫 보고라며 이런 적극적인 치료 행동이 인간과 유인원의 공통 조상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아프리카, 중남미, 마다가스카르 등에서 유인원, 오랑우탄, 흰손긴팔원숭이 등이 잎 전체를 삼키거나 씹어서 바르는 행동이 관찰된 사례는 다수 보고됐다.

독일 오스나브뤼크대학 연구팀은 2019년 아프리카 가봉 로앙고 국립공원에서 침팬지가 작은 벌레를 잡아 자기 상처와 동료의 상처에 문질러 치료하는 장면을 포착해 2022년 2월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us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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