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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72] I forgot how to take the wheel of my 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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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 잡는 법을 잊고 있었어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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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선 다들 내가 겁이 없다고 하지만 그건 홍보용 문구에 불과하다. 내가 스턴트를 할 때마다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보다 더 미친 사람이다(The ads all call me fearless, but that’s just publicity. Anyone who thinks I’m not scared out of my mind whenever I do one of my stunts is crazier than I am).” 가장 위험한 스턴트까지 직접 소화하기로 유명한 영화배우 성룡의 말이다. 영화 ‘스턴트맨(The Fall Guy∙2024∙사진)’은 이런 위험이 일상인 스턴트맨의 모험과 사랑을 그렸다.

스턴트맨은 거의 모든 영화에 출연하지만 다들 그들이 그 영화에 나온 것도 모른다. 이 영화의 주인공 콜트(라이언 고슬링 분)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그게 그들의 역할이니까(’Cause that’s the job).” 6년째 톰 라이더라는 유명 액션 배우의 스턴트 대역으로 일하던 콜트는 촬영장 스턴트 사고로 중상을 입고 현장을 떠나 버린다. 콜트는 심지어 관계를 발전시켜 가던 여성 촬영감독 조디(에밀리 블런트 분)와도 연락을 끊고 잠적한다.

발레 파킹 직원으로 따분한 일상을 보내며 살던 콜트는 우여곡절 끝에 자길 찾아낸 영화 제작자 게일에게 놀랍고도 가슴 설레는 말을 듣는다. 조디가 마침내 영화감독으로 데뷔하여 콜트를 찾는다는 거다. 망설이던 콜트는 조디를 떠올리며 오랜만에 스턴트맨으로 돌아간다. “남들 이야기의 조수석에만 타다 보니 운전대 잡는 법을 잊고 있었어(Maybe I just spent so much time riding shotgun in someone else’s story, I forgot how to take the wheel of my own).” 그리고 드디어 자기 인생의 운전대에 손을 얹는다.

[황석희 영화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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