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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삼성 美 파운드리 포럼에 리벨리온 선다…경계현 "유일무이 AI칩 턴키 공급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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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리벨리온 공동 제작 AI 반도체 '리벨' 첫 공개 전망

AI칩 턴키, 메모리·파운드리 함께 하는 삼성전자 성과 강조

SK하이닉스·TSMC에 맞불...초미세 공정 가동 계획도

아주경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대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인공지능(AI) 반도체 턴키(일괄생산) 공급 전략으로 만들어진 첫 AI 반도체가 내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공개된다. 초미세 공정 로드맵과 함께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 대만 TSMC를 추격할 수 있는 핵심 원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인 리벨리온이 다음 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4'에 참가해 삼성전자와 함께 만든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참석과 키노트(기조연설) 진행 여부 등은 다음 주 최종 확정하지만, 삼성전자의 강한 참가 요청이 있었던 만큼 업계에선 리벨리온이 SFF 행사에 참가하는 것을 확실시 여기고 있다.

SFF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주요 고객사와 파트너사를 초청해 반도체 생산 관련 최신 기술과 사업 전략, 미래 비전 등을 소개하는 자리다. 삼성전자가 국내 AI 반도체 기업을 자사 행사에 세우는 이유는 두 회사가 파트너십을 맺고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GPU(AI 반도체) 대안이 될 수 있는 AI 칩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대표)은 최근 구성원을 대상으로 연 경영 설명회에서 "삼성전자는 맞춤형 AI 반도체 턴키 공급이 가능한 유일무이한 종합 반도체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D램·낸드 플래시)만 하는 SK하이닉스, 파운드리만 하는 TSMC와 달리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진행하는 전 세계 유일한 기업이다. 이에 HBM(고대역폭 메모리), 칩 설계와 양산, 2.5D 첨단 패키징(반도체 결합) 등 AI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모든 부품과 공정을 턴키 공급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턴키 공급 전략을 앞세워 AI 시대 SK하이닉스·TSMC에 뒤처진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승부수를 띄운다. 경 대표는 "AI 초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승리하지 못했다"며 "2라운드는 삼성전자가 승리할 수 있도록 회사가 가진 역량을 잘 집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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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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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AI 반도체 턴키 공급의 첫 사례가 리벨리온이 설계하고 삼성전자가 만드는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인 만큼 SFF 행사를 통해 힘을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지난해 10월 AI 반도체 설계·공급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리벨은 삼성전자가 2분기에 양산하는 12단 HBM3E(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D램을 탑재하는 첫 사례다. 단일 처리장치 칩으로 구성된 '리벨 싱글'과 네 개의 처리장치 칩을 칩렛 구조로 연결한 '리벨 쿼드'로 나뉜다. 하나의 리벨 코어에 36GB의 HBM3E D램을 연결한다. 이에 리벨 싱글은 36GB, 리벨 쿼드는 144GB의 D램 용량을 갖추게 된다. 삼성전자 HBM3E의 성능을 고려하면 리벨 쿼드의 대역폭(일정 시간 동안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양)은 국산 AI 반도체 가운데 가장 우수한 초당 4.8TB(테라바이트)에 이를 전망이다.

리벨 양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텍사스주 4㎚(나노미터, ㎚는 10억분의 1m) 공정에서 진행한다. 완성된 리벨 칩과 HBM3E D램을 삼성전자의 2.5D 첨단 패키징 기술인 '아이큐브(I-Cube)'로 하나의 AI 반도체로 결합한다. 이렇게 삼성전자 턴키 공급으로 만들어진 리벨쿼드는 매개변수 700억개(70B) 이상의 초거대언어모델(LLM)을 단일 칩에서 추론하는 성능을 내며 추론용 AI 서버 시장에서 엔비디아 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어 AI 반도체 턴키 공급으로 네이버와 함께 만든 '마하-1' 설계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연말에 양산할 방침이다. 마하-1은 삼성전자의 LPDDR5X(저전력 메모리) D램을 탑재하고 양산과 패키징도 삼성전자가 맡는다. 이러한 협업 성공 사례를 토대로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턴키 공급의 고객을 퀄컴, AMD, 엔비디아 등 대형 팹리스와 자체 추론용 AI칩을 만들려는 빅테크로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이러한 삼성전자 행보는 △HBM D램 시장에서 앞서가는 SK하이닉스 △초미세 공정과 첨단 패키징 기술을 강조하는 TSMC 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TSMC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SFF 행사에 대응하는 TSMC 기술 심포지엄을 열었다. 행사에선 국내 AI 반도체 기업인 퓨리오사 AI가 SK하이닉스 12단 HBM3(4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D램을 탑재하고, TSMC 5㎚ 공정에서 칩을 양산해 2.5D 첨단 패키징 기술인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로 결합한 차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를 처음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이번 SFF 행사에서 대미 투자 이후 초미세 공정 로드맵과 상용화 계획도 함께 발표할 것으로 예측했다. 구체적으로 최시영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주도로 올해 연말 가동 예정인 2세대 3㎚ 공정과 내년 이후로 예고한 차세대 2㎚ 공정 등 선단 공정 진행 상황 등을 공유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TSMC가 기술 심포지엄 행사에서 1.6㎚ 가동 계획을 발표한 것에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개최한 SFF 2023 행사에서 AI칩 등 최첨단 반도체를 구현하기 위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기술을 포함해 반도체 미세화 공정 한계(무어의 법칙)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파운드리 기술을 소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내달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서울), 독일(뮌헨), 일본(도쿄), 중국(온라인) 등에서 SFF 행사를 진행하며 파운드리 글로벌 고객사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아주경제=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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