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선 징역 8년 선고
영아 2명을 살해하고 냉장고에 시신을 유기한 친모 고모씨가 지난해 6월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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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한 아기 2명을 곧바로 살해한 뒤 시신을 수년간 냉장고에 보관해 온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30대 친모의 항소심에서도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수원고법 형사 3-2부(재판장 김동규)는 이날 피고인 고모(36)씨에 대한 살인 및 시체은닉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원심 구형과 같은 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1심에서 고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원심 재판부는 고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양형 부당을, 고씨 측은 양형 부당과 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고씨의 변호인은 이날 최후 변론에서 살인이 아니라, 영아살해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영아살해는 살인 보다 형량이 낮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정신감정 결과를 보더라도 살해 당시 정상적인 심리상태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것이라고도 했다. 변호인은 시체은닉 혐의에 대해서도 “방에서 살해하고 냉장고로 옮겼는데, 이걸 과연 시체 유기로 볼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피고인의 범행 배경에는 보통 사람이 견디기 어려운 정도의 경제적 부담과 양육의 어려움이 있었다”고도 했다.
고씨는 최후 진술에서 “그 어떤 것도 용서받지 못할 걸 알고 있다. 하루하루 아이들에게 잘못을 빌고 있다”며 “제 잘못된 행동으로 아무런 잘못도 없이 힘들어하는 가족들에게도 미안하다. 죄에 대한 벌을 받은 후에도 속죄하며 한 가정 아내로 엄마로 바르게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고씨는 이날까지 2심 법원에 반성문 33건을 제출하기도 했다.
고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병원에서 여아와 남아를 출산한 뒤 자택과 집 근처 골목 등에서 살해하고 비닐봉지에 넣어 수원시 장안구 자신의 아파트 냉장고 냉동실에 시신을 보관해 온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고씨는 이미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또 출산하게 되자, 이 같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감사원이 보건복지부에 대한 감사 과정에서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사례’를 발견하며 드러났다.
선고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진행된다.
[김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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