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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HBM 반격 선언한 삼성전자 …"올해 공급량 3배 이상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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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실적 ◆

매일경제

삼성전자가 30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12단 제품의 2분기 양산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 강남스토어에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갤럭시 S24 광고가 게재된 모습.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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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12단 제품의 올해 2분기 양산 계획을 재확인한 것은 HBM 시장에서의 추격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고사양 제품을 중심으로 '초격차'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진행한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출하량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리고 내년에는 2배 이상 추가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올해 HBM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기준 출하량을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늘리고 있다"며 "해당 물량은 이미 고객사와 공급 합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 발 더 나아가 "내년에는 HBM의 공급 물량을 올해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HBM뿐 아니라 일반 고사양 D램도 강화한다. 서버용 D램은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은 신제품 출시를 통해 AI 서버와 연계된 고용량 DDR5 모듈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D램과 더불어 메모리의 또 다른 한 축인 낸드플래시도 AI 특수를 맞으며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전 분기 대비 평균판매단가(ASP)가 30% 초반 상승한 게 주된 이유로 작용했다.

2분기에도 낸드 시장 전망이 밝다. 특히 삼성전자는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고부가가치 낸드 제품인 고용량 서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판매 비중이 증가세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서버 SSD의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00%, 연간 기준 출하량은 전년 대비 80% 수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 생성형 AI 모델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학습과 추론 두 분야 모두에서 SSD 공급 요청이 급증해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충분한 업턴 기조를 만들기 위해 감산 완화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적자 기조에 빠져들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다시 성장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 파운드리는 첨단 미세 공정인 4㎚(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율 개선 등에 힘입어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송태중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파운드리 매출이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반등해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시장 성장은 제한적이지만 5㎚ 이하 첨단 노드의 매출 증가로 올해 매출이 시장 성장률을 웃돌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관측이다.

중장기적인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미국 거점도 2년 뒤인 2026년 첫 가동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송 상무는 "고객 수주 상황에 맞춰 미국 테일러 공장의 단계적 가동을 준비하고 있고, 첫 양산 시점은 2026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2분기에는 차세대 공정인 2㎚ 설계 인프라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오는 6월 미국에서 삼성 파운드리 행사를 열고 파운드리 AI 기술 플랫폼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스마트폰 판매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플래그십 시스템온칩(SoC)과 센서의 안정적 공급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첨단 공정 기반의 신규 웨어러블용 제품 출하도 준비 중이다. 디스플레이(SDC) 매출은 5조3900억원, 영업이익은 3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시설투자액은 1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00억원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는 9조7000억원, 디스플레이는 1조1000억원 수준이다. 1분기 연구개발(R&D) 투자액은 7조8200억원으로,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7조5500억원)를 넘어섰다.

[오찬종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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