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민 기자 |
지난해 11월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던 3월 산업생산이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하락 폭은 4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깜짝 증가세를 보였던 설비투자도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3%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으로 3월 산업 동향이 온도 차를 보이면서 향후 실물 경기 회복을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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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생산 -2.1%·투자 -6.6%…동반 감소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2.6(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2.1% 감소했다.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이어졌던 증가세가 5개월 만에 꺾였다. 감소 폭은 2020년 2월(-3.2%) 이후 가장 컸다. 광공업(-3.2%)·건설업(-8.7%)·서비스업(-0.8%)·공공행정(-1.6%) 등 4대 생산 부문이 모두 감소했다.
투자 부문도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6.6% 감소했다. 8개월 만의 최대 하락 폭이다. 건축과 토목 공사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8.7% 감소했다.
산업 활동 수준을 보여주는 3대(생산·투자·소비) 지표 중 유일하게 소비 부문만 전월 대비 플러스로 전환됐다. 음식료품과 승용차 등에서 판매가 늘면서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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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2월 호조세 따른 기저효과”
정부는 3월 생산·투자 지표가 마이너스로 전환된 건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2월 증가세가 워낙 컸던 지표가 많아 3월에는 하락세를 보인 모습”이라며 “지난달 수출이 여전히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지수 수준 자체는 나쁘지 않아 일시적 조정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1분기(1~3월) 기준으로 보면 생산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전체로는 전산업 생산은 전분기 대비 0.7% 증가했다. 이승한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전산업 생산이 이번까지 포함해서 5분기 연속 증가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 즉 GDP를 통해 확인된 양호한 경기 회복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1분기 GDP 깜짝 성장을 ‘민간 소비’가 견인했던 것과 달리 1분기 산업동향에서 소매판매가 0.2% 감소한 것에 대해선 통계 범위의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한 과장은 “통계청의 소매판매는 '재화'의 소비만 나타내고 있다. 한은의 GDP 집계에선 재화뿐 아니라 서비스 쪽과 해외에서 하는 소비까지 포함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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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동행·선행지수 나란히 하락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6으로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0.3으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내렸다. 두 지표가 동반 하락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통상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황인 것으로,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0을 넘으면 3~6개월 후 경기가 상승한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좀 더 신중하게 경기 회복세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건설기성이 마이너스가 나오기 시작한 건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1분기 GDP 성장률에서 건설투자의 성장률 기여도는 0.4%포인트를 기록할 정도로 높았는데 향후 이 부분이 하락하면서 성장세가 낮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나란히 꺾인 것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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