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가 지난해 4월 촬영한 북한 황해남도 주민들의 모습. (상) 한 남성은 굶주림에 쓰러져 미동도 없다. (하) 담배를 구걸하는 남성./사진=TBS뉴스 유튜브 채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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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려 길가에 쓰러지거나 담배를 구걸하는 등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28일(현지시간) 일본 TBS에 따르면 지난해 5월7일 북한을 떠난 김모씨(30대)는 탈북 한 달 전 당시 황해남도 상황을 영상으로 남겼다. 그는 나무로 만든 배를 타고 임신 중인 아내와 어머니, 동생 등 가족 9명을 데리고 국경을 넘어 한국으로 왔다.
촬영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은 홀로 길가에 쓰러진 채 방치돼 있다. 당시 김씨는 인근 가게 주인으로부터 "(쓰러진 남성이) 전날부터 쓰러져있어 만져 보았지만, 아직 죽지 않았다. 굶주려 쓰러진 것 같은데, 곧 죽을 것으로 보인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담배를 구걸하는 이도 있었다. "당신 작업반에도 굶주린 사람이 많냐"는 김씨의 질문에 담배를 피우던 남성은 "엄청나게 많다. 어쩔 수 없이 일하러 나가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죽을 것 같다"며 기운 없이 한숨을 내뱉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4년 넘게 국경을 봉쇄하면서 북한 내 식량 문제가 심각해진 것으로 보인다. 식량은 전매제(어떤 물건을 독점해 판매하도록 하는 제도)가 됐고 사람들은 부족한 쌀 등을 뒷거래를 통해 구했다. 김씨 가족도 비축해둔 쌀을 단속 기관으로부터 빼앗겼다고 한다. 당시 김씨가 항의하자 단속반은 "이 땅이 네 것인가. 네가 들이마시는 이 공기도 모두 당의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지난 2020년 1월 이후 북한이 코로나를 이유로 엄격한 출입국 제한을 하면서 탈북민 수도 4년에 걸쳐 급감했다. 심지어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지난 1990년대 대기근처럼 많은 사람이 굶주렸고 흉악범죄도 급증했다. 김씨는 "생존을 위해 흉악범죄가 늘었다. 살인·강도가 일상다반사였다. 공개처형도 많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공개 처형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4월 중순쯤 중년 여성을 죽이고 480만원을 훔쳐 도망간 한 청년이 사형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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