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과 재학생에게 혼란 유발" 주장
교육부 "절차상 문제없다" 반박
극심한 의정 갈등 속에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들이 잇따라 주 1회 휴진을 결정한 26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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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교수들이 교육부의 대학별 정원 조정 절차를 문제 삼고 나섰다. '학칙 개정 전 정원을 공표해도 된다'고 안내하는 게 편법이라는 주장이다.
의대 교수들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26일 성명을 통해 "교육부가 2026학년도 대입 모집 정원을 4월 30일까지 공표하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학칙 개정 등 필요한 절차는 공표 이후 마무리해도 된다고 안내했다"며 "대학 내 모든 결정은 교무회의, 평의회 등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진행해야 하는데, 이를 생략한 탈법과 편법을 조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려는 2025학년도 입학 정원 결정은 더 극심한 혼란 상태라고 지적했다. 전의교협은 "2025학년도 정원은 2023년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공표했지만,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 전례 없이 대규모 증원을 하려 한다"며 "이제 와서 대입 제도를 손본다는 게 수험생과 재학생에게 어떤 혼란을 가져올지 모르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증원을 서두르는 명분은 의료 개혁인데, 의료 개혁을 위해 대학 입시의 틀을 갑자기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은 고등교육법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면서 "법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입학 제도를 뜯어 고칠 예정이라면 2023년에 발표는 왜 했으며, 2026년도 입학 정원 공표는 굳이 왜 지금 하라고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의교협은 "대학 내 의사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교육부의 부당한 지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앞으로 발생할 입시 및 의대 교육의 대혼란과 폐해에 대해서는 정부와 그에 동조한 관련자들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교육부는 각 대학에 의대 증원 인원을 반영한 2025학년도 모집 인원과 2026학년도 정원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하고 이달 30일까지 공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또 불가피할 경우 대입전형시행계획을 먼저 제출한 후 학칙 개정 등 필요한 절차를 사후에 마치는 게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전의교협의 주장에 대해 교육부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행계획 공표 이전에 학칙 개정을 끝내야 한다는 규정도 고등교육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교육부는 "통상적이라면 학칙을 개정해 정원을 확정한 뒤 시행계획을 공표하지만 의학·사범계열 정원의 경우 학교가 아닌 국가가 관리하는 정원이고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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