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 옆으로 환자들이 보인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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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출범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료개혁특위)가 구체적인 의과대학 입학정원 숫자는 다루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2025년학년도 정원 조정은 불가하다면서도, 특위에서 향후 의사 정원을 내다보는 의사인력 수급체계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당사자인 의사 단체에 참여를 재차 요청했다.
노연홍 의료개혁특위 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1차 의료개혁특위 논의 결과를 발표하며 “구체적인 의대 정원을 논의할 계획은 현재로는 없다”고 밝혔다. 의-정 갈등의 핵심인 내년도 의대 정원 논의는 어렵다는 뜻도 분명하게 밝혔다. 노 위원장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입시 일정을 감안할 때 학교와 수험생 혼란이 없도록 조속히 확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료개혁특위는 의대 정원 숫자는 논의하지 않더라도, 의대 정원 조정에 근거가 될 장기 관점의 의사인력 수급 추계 등은 다루기로 했다.
의료개혁특위는 4개 우선 과제를 정했다. 올해 상반기 안에 이에 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기로 했다. 4개 우선 과제는 △중증·필수의료 보상 강화 △의료전달체계 정상화 △전공의 국가 수련 책임제 △의료진 의료사고 부담 완화 등이다. 난이도·위험도·당직 등을 고려한 건강보험 보상 방안과 재정 투입을 위한 지역의료발전기금 도입, 비상진료체계를 통한 개선 사례 제도화, 전공의 수련 비용 지원 확대, 의료사고처리특례법 구체화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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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는 의료개혁특위에 불참했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물론, 직역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대 교수들이 참여하고 193개 학회를 회원으로 둔 대한의학회도 위원을 추천하지 않았다. 의료개혁특위는 이들 단체에 참여를 촉구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협과 대전협도 참여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놨다”며 “당사자이면서도 가장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체여서 조속히 특위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2026학년도 이후 정원 조정 가능성도 열어놨다. 복지부는 이날 “일정상 조정이 불가능한 2025학년도 정원을 제외하면 어떤 논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정 방안은 의료개혁특위에서 의사 수급 추계를 다룰 때거나 이미 제안한 의협과의 대화체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취지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일 6개 비수도권 국립대 총장 건의를 수용하는 형태로 2025학년도에 한해 의대 정원 증원분의 50~100%를 대학이 자율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의료개혁특위는 5월 둘째 주에 2차 회의를 열 계획이지만, 의사 단체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5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자는 이날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보건의료 단체는 의사 단체의 불참을 비판하며, 정부를 향해선 사회적 대화체 구성을 요구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불참한 의료계를 향해 “대화 전제 조건으로 내건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는 백기 투항 하라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특위에) 국민을 대표하는 정당과 의료기관 노동조합이 빠졌다”며 “정부 입맛대로 하고 싶은 방안에 손을 들어주는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도 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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