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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란 vs 이스라엘 갈등·인플레 쇼크 이중고, 엔비디아 시총 하룻밤에 약 300조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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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4월 19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집회에서 이란인들이 구호를 외치며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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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란·이스라엘이 서로 드론과 미사일을 활용한 본토 공격을 주고받는 등 제5차 중동전쟁의 불씨가 커지고 있다. 4월 18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이 위치한 지역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그러나 다음 날 서로 주고받은 공격이 확전을 피하기 위한 제한적 군사 옵션을 썼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요동치던 투자 심리는 가라앉았다. 그러나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2 지난해 말부터 미국 주식시장을 이끌어온 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경제가 소비를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연초 한파 등으로 주춤했던 가계 소비가 재차 늘어나는 중이다. 최근 지정학적 이슈로 유가의 변동성도 높아지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월가는 이전까지 금리 인하 시기를 6월로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최근 들어 9월 이후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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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10% 쇼크
코스피가 지난 4월 19일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소식에 장중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1%대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거래일 대비 42.84포인트(1.63%) 내린 2591.86으로 집계됐다. 장중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재보복 소식에 3% 넘게 떨어졌으나 장 후반 낙폭을 다소 줄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3.74포인트(1.61%) 내린 841.91로 장을 마쳤다.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수위가 낮은 것으로 밝혀지며 상승세로 출발한 미국 주식시장 역시 상황은 좋지 않았다. AI 반도체 호조로 증시 상승세를 이끌어온 엔비디아 주가가 10% 급락하면서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5000 선을 내주고 나스닥 지수는 2% 넘게 하락했다. S&P 500 지수가 5000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21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319.49포인트(-2.05%) 하락한 15282.01에 마감했다. 두 지수는 이날 하락으로 6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장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뉴욕증시 강세를 주도해 온 ‘매그니피센트 7(M7·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 종목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특히 AI 칩 분야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는 이날 10% 급락해 시가총액이 하루 새 2150억달러(약 296조원) 감소했다. 같은 날 다른 반도체 기업인 AMD(-5.44%), 브로드컴(-4.31%), 마이크론(-4.61%)의 하락폭도 컸다.

M7 외에도 최근 구독자 증가세로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이던 넷플릭스는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년부터 유료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 9.1% 급락했다. 월가에선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이 그동안 가파르게 오른 AI 칩 관련 주식의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4월 16일 연설에서 견조한 미국의 성장세와 물가 둔화세 정체를 이유로 금리 인하 시기의 지연을 시사하면서 미 채권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조던 클라인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부문 전반에서 (주가의) 되돌림이 나타나고 있다”며 “4월 초부터 이런 상황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믿었던 AI 반도체 섹터 조정장 돌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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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의 확전 가능성은 줄어들었음에도 시장 하락을 이끈 또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 엔비디아의 폭락은 GPU인 H100을 이용한 서버 공급을 전담하던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하락의 발단이 됐다. 4월 30일 실적 공개를 앞둔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이전까지 향후 실적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결과치를 투자자에게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 1월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 전 전망치를 8% 상향 조정하던 것과 달리 이번 3분기(1~3월)는 가이던스 조정 여부를 미리 밝히지 않았다.

이전까지 이어오던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이 줄어들자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물론 엔비디아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현재 슈퍼마이크로컴퓨터에 대한 지난 분기 매출 전망치는 40억달러 수준이다. 루프캐피탈은 매출 47억달러 수준을 기대하며 목표 주가를 1500달러로 높였지만, 웰스파고의 아론 레이커는 이날 동일비중 의견과 함께 주당 960달러로 목표치를 수정했다.

장 초반 주당 830달러 약보합으로 출발한 엔비디아는 무려 10% 내린 76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고점 대비 20%가량 조정을 받은 엔비디아는 본격적인 약세장 구간에 접어들게 됐다.

다른 반도체 관련주들의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못지않은 상승세로 주목을 받던 암홀딩스도(ARM) 하루 만에 -16.9% 하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엔비디아와 AI 서버를 두고 경쟁을 벌여온 AMD도 -5.4% 내렸다. 최첨단 반도체 공급을 전담하다시피한 TSMC는 AI의 강력한 수요에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해 전거래일 대비 -3.43% 내렸고, 네덜란드 ASML홀딩스는 1분기 순예약이 36억1000만유로로 시장 예상인 46억유로를 밑돈 여파가 이어져 이날도 -3.32% 하락했다.

중동 갈등 불씨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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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갈등이 심화해 국제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지난 2022년 11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1400원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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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스라엘이 4월 1일(이하 현지시간)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공격한 후 13일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 공격에 나섰고, 이에 이스라엘도 다시 보복 차원의 공격을 단행했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해 보복 공격을 했다는 소식에 장중 한때 3% 넘게 급등했다가 추가 확전 우려가 줄어들면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7.29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0.18달러(-0.2%)하락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성 공격을 단행했지만 확전을 피하기 위해 제한적 군사 옵션을 썼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변동성은 다소 가라앉은 모습이다.

양국의 갈등이 전면적인 중동전쟁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갈등의 불씨와 주식시장의 부담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원유는 중동 지역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산유국들이 공급을 줄이면서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세계 경제에 위험을 증가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려는 중앙은행에 어려움을 안겨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 또한 다시 높아지는 양상이다. 전일 온스당 2398.00달러로 거래를 끝낸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4월 19일 다시 240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국채도 10년물 금리의 변동성이 커졌다. 4월 19일 4.64%로 시작한 10년물 금리는 장중 4.494%까지 하락했다가 4.623%로 회복하며 장을 마쳤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4호 (2024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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