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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군 라파 공격 임박…하마스 '왼손 절단' 인질 영상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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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에 등장한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 인질. 사진 텔레그램 영상 캡처.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하마스가 인질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라파는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도시다.

하마스는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미국계 이스라엘인 허시 골드버그-폴린의 모습이 담긴 약 3분 길이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7일 새벽 슈퍼노바 음악 축제가 열린 이스라엘 남부 레임의 키부츠(집단농장) 인근에서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잡혀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골드버그-폴린은 왼쪽 손목 위쪽이 절단된 상태로 영상에 등장해 신분을 밝히고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이스라엘 정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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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베냐민 네타냐휴 이스라엘 총리의 관저 주위에서 인질 석방 협상을 촉구하는 시위대의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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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피랍 당시 누구도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았다면서, 하마스의 인질극을 방치하고 200일 동안 구출도 하지 못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는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70명의 인질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휴전 제안을 거부한 이스라엘을 성토했다.

그의 왼손은 피랍 당시 절단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골드버그-폴린 등이 은신했던 건물에 수류탄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촬영 날짜가 기록되지 않았지만, 그가 200일 가까이 억류됐다고 설명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이 공개된 날은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201일째 되는 날이다.

하마스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인질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를 교묘한 심리전으로 보고 있다. 군사작전이 아닌 협상으로 인질을 먼저 구출해야 한다는 이스라엘 안팎의 여론 조성을 노렸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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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시 골드버그-폴린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에 납치됐다. 사진은 그의 가족이 공개한 허시 골드버그-폴린의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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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허시의 절규는 모든 인질의 절규다. 더는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인질 석방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무장대원 3000여명을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시켜 1200여명을 학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끌고 가면서 전쟁을 촉발했다.

가자지구로 끌려간 인질 가운데 100여명은 지난해 11월 일시 휴전 기간에 풀려났지만, 나머지 130여명은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 가운데 30여명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스라엘은 라파에 하마스 지도부와 잔당은 물론 끌려간 인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진입 작전을 준비 중이다. 라파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손길이 닿지 않은 마지막 거점 도시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140만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는 이곳에서 시가전에 시작되면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이스라엘을 만류해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1일 유월절 대국민 연설을 통해 "며칠 안에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며 장기간 준비해온 라파 진격을 시사했다.

또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안보 수뇌부가 24일 비밀 회동을 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라파는 이집트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가 라파를 공격할 경우 대규모의 난민이 이집트에 몰려드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한 자국 입장 및 대책을 이집트 측에 설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전역의 주요 대학에서는 가자전쟁 중단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지를 보내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4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반유대주의 무리가 미국 주요 대학을 장악했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소멸을 외치고 유대인 학생을 공격하며, 유대 학부를 공격한다"며 "이런 현상은 1930년대 독일 대학에서 벌어진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개탄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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