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는 "돌아가게 해달라"는 인질 영상 공개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세워진 텐트촌이 23일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이에 이스라엘군이 라파 진격을 앞두고 텐트촌으로 민간인을 대피시키고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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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로 불리는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을 예고해온 이스라엘방위군(IDF)이 2개 여단 병력의 가자지구 배치를 준비한 사실이 전해졌다. 라파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해석이 나온 가운데,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귀환을 호소하는 이스라엘 인질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내 인질 구출 우선론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라파 지상전' 임박 신호 분출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IDF는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북부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해온 679기갑여단과 2보병여단 등 2개 예비군 여단이 최근 몇 주간 가자지구 내 작전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또 이들 2개 여단은 99사단에 배속돼 가자지구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추가 병력 투입을 준비하는 것은 라파 진격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TOI는 "2개 여단의 가자지구 신규 배치 준비는 라파를 비롯한 가자지구에서 새로운 공세를 준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라파 진격이 머지않았다는 신호는 여기저기에서 분출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 고위 국방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이스라엘군은 라파 점령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정부 승인이 이뤄지는 순간 작전에 돌입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에는 위성 사진을 통해 라파 인근에 대규모 텐트촌이 조성 중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는 민간인을 대피시키려는 이스라엘군의 계획으로 보여 라파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가자지구 최남단에 위치한 라파는 이스라엘군을 피해 북부에서 내려온 피란민 140만 명으로 포화 상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엄청난 민간인 피해가 예견된다며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전을 만류해 왔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라파 진격 의지를 꺾지 않았고, 라파 지상전을 전면 반대하던 미국은 최근 "라파에서 하마스를 격퇴한다는 공동의 목표에 동의한다"며 민간인 보호를 당부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인질 영상 공개한 하마스… 여론전 노렸나
한 이스라엘 여성이 23일 텔아비브에서 '200'이라고 적힌 테이프를 입에 붙이고 인질 구출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은 200일째에 접어들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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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I는 하마스가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스라엘 인질 허시 골드버그-폴린의 영상을 공개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공격 당시 하마스 측에 끌려가 현재까지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인질 중 한 명이다.
영상에 등장한 골드버그-폴린은 왼쪽 손목 위쪽이 없는 상태였으며, 피랍 당시 왼손이 절단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영상에서 이스라엘 정부에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마스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인질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스라엘 당국은 이를 두고 '교묘한 심리전'이라며 비난한 바 있다. 특히 이스라엘군의 라파 진격이 임박한 시기에 하마스가 인질 영상을 공개한 것은 '인질부터 구출하라'는 이스라엘 내 원성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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