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나세르 병원 암매장 주검 310구로 늘어…이, 가자 폭격 재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21일(현지시각) 가자 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주민들이 나세르 병원에 묻힌 팔레스타인인의 주검을 옮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의 병원 마당에서 300구 넘는 주검이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유엔이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나서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23일 가자지구 남부 중심 도시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등에 대한 파괴와 이스라엘군 철수 뒤 병원 인근에서 대규모 무덤이 발견됐다는 보고에 대해 “끔찍하다”며 “국제 조사관이 포함된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다고 유엔이 밝혔다. 튀르크 대표는 병원이 “아주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 마땅한 곳이라며, 민간인과 전투를 할 수 없는 이들까지 의도적으로 살해한 것은 전쟁 범죄”라고 비판했다.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의 민방위국 책임자인 야멘 아부 술레이만은 이날 이 지역 나세르 병원에서 주검 35구가 추가로 발견돼 현재까지 발견된 주검이 310구에 달한다고 밝혔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보도했다. 가자지구 민방위국은 지난 20일부터 이 병원 마당에 암매장된 주검을 200구 넘게 찾아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에도 계속 주검이 발견돼 확인된 시신만 310구로 늘었다는 것이다. 그는 주검 가운데 일부는 손이나 발이 묶인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그냥 산 채로 묻혔는지 아니면 처형됐는지 알 수 없다. 주검 대부분이 부패한 상태”라고도 말했다. 앞서 지난 2월15일 이스라엘군은 나세르 병원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대원들이 나세르 병원에 숨어있다며 급습했으며, 지난 7일 이 병원에서 철수했다.



아직 공식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언론 현장 접근도 제한된 상태이기 때문에, 누가 어떻게 주검들을 매장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외국 언론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가자지구 민방위국 대변인 마흐무드 바살은 비비시(BBC) 방송에 전쟁 중 사망하여 병원 안뜰의 임시 묘지에 묻혀 있던 많은 사람의 시신이 이스라엘 공습 중에 다른 장소로 옮겨졌다는 현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 끝에 점령군(이스라엘군)이 집단 무덤을 조성하고 나세르 병원에 있던 시신을 꺼내 이 집단 무덤에 묻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을 묻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맞받았다. 이스라엘군이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 가자지구로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을 찾기 위해 팔레스타인 무덤을 조사는 했지만, 작업 과정에서 예의를 갖췄으며 이스라엘 인질이 아닌 이들은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놨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병원 공격도 환자와 의료진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달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 병원 의료진 3명이 이스라엘군에게 무릎이 꿇리고 구타를 당하는 등 가혹 행위를 겪었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군은 몇주 만에 가자 지구 전역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군이 북부 지역 현지 주민들에게 “위험한 전투 지역”이니 대피하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 지역 주민 증언에 따르면 거의 24시간 동안 폭격이 이어졌다. 최근 이스라엘은 남부 지역에서 지상군 병력 대부분을 철수했는데. 하마스 다음으로 강력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 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가 이스라엘 남부 마을 두 곳을 공습하자 공격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종전을 위한 휴전 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적이 다시 무장할 시간을 끌어줄 뿐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