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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목소리 키우는 조국, ‘야권 투톱 경쟁’ 마뜩잖은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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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3일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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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윤석열 대통령과 일대일 회담 전 ‘범야권연석회의’를 열자고 제안한 것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조 대표가 22대 국회 제3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을 넘어, 이 대표와의 ‘야권 투톱 경쟁’에 시동을 걸려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다.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23일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정운영의 1차적 책임은 민주당에 있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가서 (윤 대통령과) 그냥 대화를 하는 게 맞는 거지, 조 대표와 사전에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거기(당선자 신분인 조 대표)는 국회의원이 아니지 않나. 원 구성이 되고 국회에 와서 역할이 시작된다면 대화를 해야겠지만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전날 조 대표의 제안에 선을 긋는 동시에, ‘지금은 조 대표가 이 대표와 논의할 체급이 안 된다’고 평가절하한 것이다. 그는 ‘길게 볼 때 두 대표가 대선 경쟁자라고 보느냐’는 질문엔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정 의원의 이런 반응은, 조 대표와 조국혁신당의 행보를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미묘한 경계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은 4·10 총선에서 민주당의 지역 기반인 호남 지역 득표율에서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을 제쳤고, 이를 발판 삼아 22~23일 호남을 돌며 첫 ‘총선 승리 보고대회’를 열고 지지층을 다졌다. 총선 직후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당선자 워크숍을 열며 ‘정통성’을 강조했다.



또한 조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단독 회담을 요구한 데 이어, 자신이 참여하는 범야권연석회의를 이 대표에게 제안하며 야당 지도자로서의 ‘지분’도 주장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으로선, 조 대표가 몸집을 더 불리기 전에 ‘견제구’를 던져야 할 시기인 셈이다. 선거 과정에서 교섭단체(20석) 구성 요건 완화를 검토하겠다던 민주당이 ‘현행 유지’로 선회한 것도, 조국혁신당의 교섭단체 구성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다만, 조 대표는 직접적으로 민주당이나 이 대표를 자극하는 발언은 삼가고 있다. 그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제안과 관련해 “(조국혁신당이) 이 대표나 민주당의 발목을 잡겠다는 게 아니다. 저희만이 아니라 여러 야당의 의견까지 수렴하는 게 민주당이 맏형으로서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싶어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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