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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인빈시블’도 ‘옥토넛’도 북한 손 거쳤다? 중국 ‘애니 재하청’ 정황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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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북한의 한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에서 발견된 애니메이션 제작 정황. 38노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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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마존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아마존 프라임’에서 볼 수 있는 애니매이션 ‘인빈시블’과 영국 비비시(BBC) 애니메이션 ‘옥토넛’의 공통점은? 북한 노동자들의 손을 거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북한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가 재하청을 받아 미국과 일본 등의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러한 정황은 북한의 한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드러났다. 서버의 오류로 별도의 보안 절차 없이도 이 서버를 오간 파일의 흐름을 볼 수 있게 됐는데, 북한 회사가 중국으로부터 재하청을 받아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한 것을 추정케 하는 자료들이 발견된 것이다.



38노스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작업 중인 애니메이션 그림 아래에 중국어와 한국어로 설명이 적혀 있다. 한국어 설명이 ‘고개를 돌리고 앞부분을 직접 원화대로 고치니 원화의 조형이 비교적 정확하다’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 쪽과 소통하면서 작업을 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서버를 통해서는 작업에 관여한 곳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38노스는 이들의 작업 상대방이 ‘4·26만화영화촬영소’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북한의 유일한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로 2016년 미 재무부의 제재를 받았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이곳과 협업한 중국 회사도 미국으로부터 추가 제재를 받았다.



다만 38노스는 “파일에 등장하는 원청 회사들이 북한과 하청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며 “모든 파일 설명이 중국어로 적힌 것을 보면 하청을 거듭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빈시블의 제작사인 미국 소재 스카이바운드 엔터테인먼트는 “북한 회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지만, 의혹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 문제를 검증하고 바로잡기 위해 내부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로이터 통신의 보도를 보면, 1996년부터 2002년까지 4·26만화영화촬영소에서 일한 새터민 최성국씨는 촬영소 내에 외국과의 공동 작업을 담당하는 팀이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촬영소 직원들이 서류상으로는 건설노동자이지만 실제로는 중국에서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다고 증언했다. 38노스는 “미국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업들에 경고해 왔지만, (이번 발견은) 전 세계적인 산업에서 미국의 제재가 이뤄지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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