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유대 명절' 유월절 기간 하마스 공격 시사,
'IDF 철수' 가자지구 병원서 집단 매장된 시신 발견…
'미국, IDF 제재' 가능성엔 "모든 힘을 다해 싸울 것"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영상 연설을 통해 자국 인질 구출을 위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네타냐후 총리 엑스(옛 트위터) 영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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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국 인질 구출을 위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란과의 '맞불 보복' 행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구출에 소홀하다'는 국내 일부 비판을 잠재우고, 미국 등의 우려에도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 대한 지상공격 의지를 재확인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21일(이하 현지시간) AFP·이스라엘타임스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유대인 명절 '유월절(22~30일)' 기념 연설을 통해 명절 기간 하마스에 추가적이고 고통스러운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으로 공유된 영상 연설에서 "불행히도 하마스는 모든 인질 석방 제안을 거절했다"며 인질 구출 지연 책임을 하마스로 돌리며 "하마스는 극단적인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은 채 우리 안의 분열과 이스라엘 정부를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결과 (하마스의) 인질 석방 조건이 더욱 강화했다"며 "따라서 우리는 (하마스에) 추가적이고 고통스러운 타격을 가할 것이며 곧 그렇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으로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압박을 강화할 것이다. 이것이 인질을 석방하고 우리의 승리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민간인 피해를 확대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에도 자국 인질 석방을 위해선 하마스를 제거해야 하고 이를 위한 공습이 불가피하다며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 대한 지상공격 의지를 재차 강조한 셈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지난 8일 이스라엘방위군(IDF)의 라파 지상작전에 대해 "날짜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이스라엘 본토를 향한 이란의 공격이 이뤄지고 이스라엘이 이에 대한 대응을 검토하면서 라파 지상작전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그러다 지난 19일 이란 나탄즈 인근 방공 시스템에 손상을 가하며 이란의 공격에 대해 재보복을 하면서 라파 지상작전 논의가 다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IDF 참모총장인 헤르지 할레비 중장은 21일 베르셰바에 있는 남부 사령부 본부에서 "상황 평가와 전쟁 지속을 위한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타임스는 "승인된 계획에는 라파 지상전과 가자지구 중앙에 대한 작전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팔레스타인 민방위대 구조대원들이 2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칸유니스 나세르 의료단지 내부에 집단 매장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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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라파 공격 임박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의 병원에서 집단 매장된 시신 수백구가 발견됐다. 팔레스타인 민방위대는 전날 칸 유니스의 나세르 의료단지 내부에서 집단 매장된 시신을 발견했다. 구조대원들은 21일 정오까지 최소 200구의 시신을 수습했고, 최소 200구의 시신이 더 매장된 것으로 추정한다.
수습된 시신에는 어린이, 노인 등이 포함됐고, 일부 시신은 손이 등 뒤로 묶여있었다고 영국의 중동 전문지 미들이스트아이는 전했다. 알자지라는 이번 시신 발견은 이스라엘군이 지난 7일 칸 유니스에서 철수한 이후 나온 것이라며 매장된 시신이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칸 유니스는 이스라엘군의 지속적인 폭격 등으로 현재 폐허로 변한 상태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인권 유린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릴 거라는 외신 보도와 관련 "누구든 IDF 부대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모든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악시오스·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스라엘군의 '네짜 예후다(Netzah Yehuda) 대대'를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팔레스타인인 인권 유린 혐의로 조만간 제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IDF 부대를 직접 제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짜 예후다 대대'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로 구성돼 서안지구에 주둔하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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