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팬덤 효과 이 정도야? 홈쇼핑에 쯔양·쿠자 뜨자 벌어진 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지난 17일 CJ온스타일은 '리빙 인플루언서' 까사림과 협업해 모바일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 사진 CJ온스타일 앱 캡쳐


지난 17일, 홈쇼핑채널 CJ온스타일의 모바일 라이브방송(라방)은 CJ온스타일 애플리케이션 뿐 아니라 리빙 인플루언서 '까사림'의 인스타그램 라방에서도 동시에 방송됐다. 46만2000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까사림 집에 CJ온스타일팀이 찾아가 동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것. CJ온스타일은 3040 여성 고객을 겨냥해 럭셔리 홈 스타일링 상품과 주방용품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에 대중적인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인플루언서를 내세웠다. CJ온스타일은 인플루언서 이름을 딴 ‘까사라이브’란 프로그램으로 월 1회 정기적인 방송을 계획하고 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려진 일반인 인플루언서들이 TV홈쇼핑이나 백화점 같은 기존 유통 채널에서 ‘러브콜’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인플루언서의 팬심을 활용해 고객 폭을 넓히고, 인플루언서는 플랫폼을 활용해 자신의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려는 니즈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최근 ‘디토소비’ 트렌드 영향도 결합됐다. 라틴어에서 유래한 '디토(Ditto)'는 ‘나도’라는 뜻인데, 디토소비는 자신과 취향 등이 같은 사람을 찾아 비슷한 소비를 따라 하는 현상을 말한다.



보여주다, 팔다가, 제작까지



중앙일보

900만 유튜버 쯔양과 협업한 롯데홈쇼핑. 사진 롯데홈쇼핑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동안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점점 적극적으로 변모해왔다. 협찬으로 특정 제품을 인플루언서 SNS에 노출하는 방식인 1세대 마케팅에서 인플루언서가 판매를 중개하는 역할로 확장됐다. 자신의 SNS 채널에 ‘공동구매 마켓’을 열고 가장 좋은 가격 혜택을 보장한다는 식이다.

최근에는 인플루언서가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제작해 판매까지 맡는 일이 낯설지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리빙·패션 분야는 대량 생산이 필요해 일반인이 제작까지 하기 쉽지 않았는데, 유튜브나 SNS를 통해 리빙 전문가라는 카테고리가 생기며 파이가 커졌고, 공장을 섭외할 정도의 수요가 뒷받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먹방 유튜버 ‘밥굽남’과 협업해 샤부샤부 브랜드 강호연파를 만들고, 더현대 서울 등 4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시켰다. 900만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 유튜버 쯔양은 지난해 12월 롯데홈쇼핑과 손잡고 원조 쯔왕돈가스를 TV홈쇼핑에 내놨다. 쯔양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개발해 파는 메뉴를 간편식으로 만든 상품인데, 65분 만에 5500세트가 팔렸다. 지난 2월 틱톡 300만 인플루언서 쿠자는CJ 온스타일 방송에서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스테인리스 팬을 판매했다. 당시 구매 고객의 43%는 신규·휴면 고객이었고, 3040세대 고객이 50%를 넘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기존 방송들은 5060세대 구매율이 높고, 신규 고객이 30%를 넘기 힘들다”며 “인플루언서 팬덤 유입 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다.

중앙일보

300만 틱톡크리에이터 쿠자와 협업한 CJ온스타일. 사진 CJ온스타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추천하지 않습니다’ 디인플루언서까지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인플루언서 광고 시장은 2029년까지 연평균 9.9%씩 성장해 563억 달러(77조8403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하지만 “사라”고 추천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커질수록 이에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가 생겨나기도 한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사지 말라”고 말하는 디인플루언서(Deinfluencer)가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틱톡을 중심으로 “이 물건을 절대 사지 말라”며 #Deinfluencing이란 해시태그를 단 영상이 인기를 끈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각종 플랫폼에서 끝없이 쏟아지는 제품 권장과 홍보 콘텐트에 대한 응수이자 과잉 소비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중앙일보

'디인플루언서'. 사진 틱톡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결국 광고비로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로서 달갑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직장인 최모(32)씨는 평소 즐겨 입던 의류 브랜드의 인플루언서 협찬에 대해 “나름대로 팬덤이 있는 브랜드라 일반인 인플루언서에게 협찬할 비용으로 원가를 낮춰 충성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장대규 한국인플루언서산업협회장은 “요즘 소비자는 협찬 리뷰를 걸러주는 앱을 설치하기도 한다”며 “인플루언서 마케팅에도 소비자에게 진짜 필요한 정보를 더 많이 담고, 인플루언서 특성과 맞는 콘텐트를 노련하게 기획해야 소비자 반감과 피로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