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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강릉 급발진 의심사고 국내 첫 '재연 시험'…원고 측 "페달 오조작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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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19일 현장서 사고 차량과 같은 연식으로 진행
시험 결과 EDR, 국과수 분석 기록과 차이 보여
운전자 측 "국과수 분석 잘못, EDR 신뢰성 상실"
21대 국회서 제조물 책임법 개정 호소
노컷뉴스

지난 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당시 12살 이도현 군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여부를 판가름할 '재연 시험'이 19일 진행됐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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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당시 12살이었던 이도현 군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여부를 밝힐 '재연 시험'이 19일 진행됐다.

국내 급발진 의심 사고 중 현장에서 실시한 첫 재연 시험으로, 사고 차량과 같은 연식의 차량으로 진행한 만큼 결과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 A씨 측(원고)이 제조사를 상대로 낸 약 7억 6천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측이 요청한 '사고 현장에서의 가속페달 작동 시험' 감정이 이날 오후 사고 현장인 강릉시 회산로에서 진행됐다.

경찰 협조로 이뤄진 이번 감정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분석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2018년식 티볼리 에어 차량에 제조사(피고) 측이 제공한 '변속장치 진단기'를 부착해 실시했다.

이날 감정에서는 우선 페달 오조작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처음 굉음이 났던 지점에서 '풀 액셀'을 밟는 상황을 시험했다.

원고 측은 "약 30초 가량 지속된 급발진 추정 과정에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밟는 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 측은 '풀 액셀'을 밟았다고 기록한 사고기록장치(EDR) 기록과 국과수 분석 등을 근거로 페달 오조작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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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여부를 밝힐 재연 시험을 지켜보고 있는 故 이도현 군의 아버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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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A씨가 몰았던 차량은 굉음을 내기 시작한 뒤 급가속 현상이 나타나면서 모닝 승용차를 추돌한 뒤 약 780m가량을 질주했었다. 이날 같은 상황을 연출한 결과 속도는 시속 120㎞까지 올랐다.

다만 사고 때와 달리 제동거리 확보를 위해 680m가량을 주행한 만큼 끝까지 달렸을 경우 시속이 더 나왔을 수도 있다고 원고 측은 주장했다. 이는 사고 차량의 EDR에서 A씨가 사고 전 마지막 5초 동안 풀 액셀을 밟았다고 기록했으나 5초 동안 실제 속도는 110㎞에서 116㎞까지밖에 증가하지 않았던 것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원고 측 소송대리를 맡은 하종선 변호사는 "마지막까지 최대 가속을 했다면 우리 주장대로 시속 140㎞는 나왔을 것"이라며 "감정 결과를 토대로 과학적으로 분명히 증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고 당시 처음 급가속 현상이 나타나면서 모닝 승용차를 추돌했던 지점에 대한 시험도 진행했다.

모닝 차량을 추돌한 이후 시속 60㎞에서 5초간 풀 액셀을 밟는 시험을 했고, 5초 후 속도는 시속 100㎞ 정도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시속 110㎞에서 5초 동안 풀 액셀을 밟았을 때의 속도 변화를 측정한 결과 시속 135~140㎞가 나와 EDR 기록을 토대로 한 국과수의 분석치(시속 116㎞)와 차이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원고 측은 "시험 결과 나온 속도는 국과수가 분석한 속도 그래프, 분당 회전수(RPM) 그래프와 차이가 있는 만큼 운전자가 페달을 오조작했다는 국과수 분석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EDR의 신뢰성이 상실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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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급발진 의심사고 재연 시험을 마친 후 운전자(원고) 측 변호인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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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연 감정을 마친 후 하 변호사는 "국내 최초로 급발진 사고 발생 현장 도로에서 실제 상황하고 거의 같은 조건에서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한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시험에서는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에 의한 급발진이 아니라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밀 분석을 기다려야 되겠지만 그동안 저희가 재판에서 주장했던 여러 부분들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도현 군의 아버지 이상훈씨는 "도현이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지 501일째가 되는 날"이라며 "도현이가 마지막으로 달렸을 이 도로를 다시 보면서 정말 가슴이 무너지고 화도 나면서 소비자가 이렇게까지 무과실을 입증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마음이 무너진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국과수 감정 결과를 보면 정말 이해하고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과학적 분석을 통해 결론 낸 것이 아니라 가능성과 추론을 통해서 결론을 냈다"며 "이번 감정 결과를 토대로 과학적으로 분명히 증명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씨는 "5만 명 국민동의 청원을 통해 21대 국회에서 제조물 책임법을 개정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음에도 제조사의 눈치와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 등으로 하지 않았다"며 "21대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기회가 남아 있으니 반드시 개정안을 통과시켜 달라. 이번에 하지 않는다면 22대 국회에도 재차 청원하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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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2월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 현장. 강릉소방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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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022년 12월 6일 오후 4시쯤 강릉시 홍제동의 한 도로에서 A씨가 몰던 SUV 승용차가 도로 옆 지하통로에 빠지는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해 함께 타고 있던 12살 손자 도현 군이 숨지고, A씨가 다쳤다.

이에 유족들은 지난해 2월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시 결함 원인 입증책임 전환 제조물책임법 개정에 관한 청원'을 게시했다.

해당 청원은 국민들의 공감을 사면서 5일 만에 국회 소관위원회 및 관련 위원회 회부에 필요한 5만 명을 넘어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게 됐지만, 21대 국회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여전히 답보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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