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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리투아니아 동유럽연구센터 소장 “벨라루스는 이미 러시아 일부…러 야욕은 우크라로 그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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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1월 30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동유럽연구센터(EESC) 리나스 코얄라 소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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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는 이미 군사적으로 러시아의 일부입니다. 러시아는 구(舊)소련 시절로 되돌아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지난 1월 30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만난 동유럽연구센터(EESC) 리나스 코얄라 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회성이거나 이례적인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몰도바가 첫 번째 타깃이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우리(동유럽) 대신 싸워주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발트해에 면한 리투아니아는 소련 식민지배를 받다가 1991년 독립한 인구 270만명의 소국(小國)이다.

EESC는 리투아니아 외교안보 정책의 싱크탱크로, 벨라루스·조지아 등 동유럽 전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 지난해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에서 정부의 공식 파트너로서 공공 포럼 등을 주관할 정도로 공신력 있는 단체다. EESC를 이끄는 코얄라 소장은 빌뉴스대 정치학과 교수이자 칼럼니스트 등으로 리투아니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물이다.

코얄라 소장은 러시아가 유럽의 ‘요주의 국가’로 떠오른 건 2014년부터였다고 설명했다. 재작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쟁이 모든 이슈를 앞서는 중대 사안으로 떠올랐지만, 러시아의 공격 여부는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2014년부터 꾸준히 관심사였다는 것이다. 그는 “서방은 2014년 이후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동안 러시아는 시간을 벌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번엔 그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의 야욕이 우크라이나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코얄라 소장은 “2021년 말 러시아는 나토에 1997년 협정으로 돌아가자고 요구했다”며 “말하자면 폴란드(1999년 가입)와 발트3국(2004년 가입)이 나토에 가입하기 전 상태로 되돌리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과 NATO는 이같은 러시아의 요구가 개별 주권국가의 결정에 반한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다.

전쟁에 향방에 대해서 그는 장기전이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얄라 소장은 “이전 전쟁들을 보면 전쟁은 길어질수록 더 끝내기가 어려워진다”며 “큰 이변이 없는 한 전쟁이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길어질수록 서방은 지치는 반면, 러시아는 무기 등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어 러시아에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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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동유럽연구센터(EESC) 리나스 코얄라 소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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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포기하는 안에 대해 그는 단호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코얄라 소장은 “영토 일부를 내어준다고 해서 러시아가 자애로운 이웃 국가 된다는 시나리오는 상상하기 힘들다”며 “우크라이나가 몇 년 안에 러시아를 완전히 밀어내긴 어렵겠지만 러시아의 바람대로 들어줘선 안 된다는 걸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또 러시아가 끝내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차지할 경우 전 세계 군사 긴장을 높이는 촉발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올해의 가장 큰 변수로 미국 대선을 꼽았다. 코얄라 소장은 “트럼프의 태도는 굉장히 예측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1기 때는 전통적인 공화당이 아닌 인사로 각료를 구성했지만, 지금 트럼프 캠프는 다르다”라며 트럼프 2기가 좀 더 안정적인 외교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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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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