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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가전업계도 중동發 위기… 삼성·LG '물류대란 악몽'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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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운임 지표 SCFI 상승 전망

삼성·LG, 리스크 해소 1년만에 또 위기

정부도 집중 점검… "물류부담 가중 우려"

아주경제

[사진=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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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쟁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물류 대란'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2일 기준 1757.04를 기록했다.

SCFI는 지난해 1000선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11월 홍해 사태로 수에즈 운하가 중단되면서 올해 초 2200선까지 돌파했다. 이후 안정화되면서 1700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2주 연속 상승 중이다. 여기에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하면서 SCFI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는 '중동사태 비상대책반' 강화에 나섰고, 한국무역협회(KITA)도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출애로 간담회'를 개최하며 대응하고 있다.

물류비 상승은 가전업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가전업체들은 코로나19 시기에도 수에즈 운하 봉쇄 사태에 따른 항만 적체 현상과 글로벌 유가 상승 등에 따른 물류비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바 있다.

실제 2조원대를 유지했던 삼성전자의 운반비는 2022년 3조원을 돌파했다. LG전자도 2019년 1조7000억원대의 운반비가 2021년 3조2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듬해에는 4조원에 육박했다.

물류비 부담은 곧 실적으로 이어졌다. 2022년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VD), 생활가전(DA)부문 통합 매출은 전년보다 9% 증가한 60조64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3000억원 증발한 1조350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LG전자 생활가전(H&A)도 매출은 29조89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1295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지난해는 양사 모두 운반비가 1조원 이상 줄면서 물류비 부담을 해소했지만, 중동 분쟁과 유가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물류비 부담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15일 '제4차 수출품목담당관 및 제5차 수출 비상대책반 회의'에서 "대중동 수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3%를 차지하는 등 크지 않지만, 유가와 물류비 상승을 통해서 우리 수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면밀한 상황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우리 물품의 선적·인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사태가 지난해 11월 홍해사태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물류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물류 대란' 사태를 경험하면서 3~5년의 장기계약 체결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동 분쟁의 리스크가 장기화되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이성진 기자 lee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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