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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가수처럼 앨범 발매 … AI 음원 거래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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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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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할 줄 모르더라도 인공지능(AI)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음악을 손쉽게 만든다. 또 가수가 앨범을 발매하듯이 나만의 AI 음원을 모아 대중에게 소개하고 판매한다. AI 산업이 업무 용도에서 소비로 확장하는 장면이다.

1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KT 음악 서비스 자회사 지니뮤직은 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창작물을 앨범으로 제작해 발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르면 다음달 출시한다. 지니뮤직은 "AI 음원 저작권 인정 범위, 음원 수익 배분 비율 등 세부 운영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는 단계"라며 "늦어도 상반기 중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니뮤직은 지난해 6월 AI 작곡·편곡 서비스 '지니리라(genie.Re:La)' 베타 버전을 선보였다.

이용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리메이크 음원 파일을 지니리라에 올리면 AI가 곧바로 디지털 악보를 그려주고, 해당 악보를 편집해 편곡까지 해주는 서비스다. 다만 베타버전 공개 초기 AI 창작 음원은 지니리라 서버 내에서만 재생할 수 있고 외부 공유가 제한됐다. 당시 저작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후 지니뮤직은 지니리라 서비스 고도화 작업과 함께 2차 생산 저작물에 대한 정산 시스템 구축에 몰두했다. 지니뮤직은 "곧 출시될 AI 음원 거래 플랫폼은 원작자의 저작권은 보호하면서, 이용자와 원작자 모두에게 음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AI 산업은 문장과 이미지를 넘어 영상과 음악으로 영역이 크게 확장 중이다. 대표적인 AI 음악 생성 서비스로는 에이바(AIVA)와 수노(Suno) AI가 있다. 두 서비스는 모두 AI를 통한 음악 창작을 지원하지만 방향은 다르다. 2016년 출시된 아이바에서는 AI가 미리 설정해놓은 템플릿에서 이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음악 장르, 곡의 분위기, 템포 등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음악이 창작된다. 주로 광고, 게임, 영화 등 배경음악을 만드는 데 많이 활용된다. 이와 유사한 국내 서비스로는 칠로엔의 AI 작곡 프로그램 '키닛(Keeneat)'이 있다. 숏폼 길이에 맞는 1분 남짓한 음악은 약 10초면 작곡할 수 있다.

반면 수노 AI는 텍스트 프롬프트 방식으로 음악이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따스한 봄날의 분위기를 살려 설렘을 자극하는 감미로운 남성 발라드 곡을 만들어줘'라고 문장을 입력하면 작곡은 물론 가사와 목소리까지 입힌 음악이 만들어진다.

최근 구글 딥마인드 출신 연구원들이 모여 개발한 AI 음악 생성 서비스 '유디오(Udio)'가 공개됐는데 업계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용 방법은 수노 AI와 비슷하다. 가사, 장르, 분위기 등을 문장으로 입력하면 40초 안에 음악을 생성해 낸다. 챗GPT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을 사용해 가사를 만든 다음, 스태빌리티 AI의 '스테이블 오디오'와 유사한 확산 모델을 사용해 32초 분량 노래 2개의 샘플을 뽑을 수 있다.

포브스 등 외신들은 "유디오는 마치 가수 앨범과 같은 고품질 음원을 만들어낸다"며 "자기 색채를 음악을 통해 표출하고 싶은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AI 음악 서비스의 성장은 촉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T 업계에선 AI 음원 거래시장이 본격 태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품질 음악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AI 음악 생성 서비스가 저변을 빠르게 넓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닷어스에 따르면 세계 음악 생성 AI 서비스시장 규모는 2022년 2억2900만달러에서 2032년 26억600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관건은 저작권·특허권 인정 여부다. AI가 제작한 그림, 음악 등 각종 창작물에 대해 현행 저작권법과 특허법은 AI를 각각 저작자와 발명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다. 사람의 수작업 비중이 높으면 저작권 인정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는 그 경계선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지니뮤직은 원저작자의 리메이크곡에 한해 거래를 허용하고, 수익을 원저작자와 AI를 사용한 편곡자 간 배분해 주는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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