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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스라엘 결국 보복 나서나…네타냐후 "이란 대응, 우리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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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대이란 대응 방식을 이스라엘이 주체적으로 결정하겠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중동 확전을 우려하는 서방의 만류에도 이스라엘이 독자 행보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서방은 이스라엘의 보복은 시간문제일 뿐 기정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이란도 자국 영토나 대리 세력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란의 직접 공격 이틀 뒤인 지난 15일 대이란 보복 공격을 감행하려다 연기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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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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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자국 방어 위해 모든 것 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이란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도움을 준 우방의 충고는 고맙지만, 대이란 대응에 대한 결정은 이스라엘이 주체적으로 내리겠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은 자국 방어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중동 확전을 피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아날레나 베이보크 독일 외무부 장관에게도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 캐머런 장관은 면담 후 "이스라엘이 행동하기로 결정한 건 분명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우린 이스라엘이 가능한 한 갈등을 덜 고조시키는 방식으로 행동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관리는 악시오스에 "이스라엘의 대응은 이미 결정됐으며 시기와 방식의 문제만 남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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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탸나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와 아날레나 베이보크 독일 외무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만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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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라엘의 보복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이란은 공군과 해군을 동원해 홍해를 지나는 이란 상선을 호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란 관리들은 시리아에 주둔했던 이란 혁명수비대가 철수하고 있으며,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시리아 체류 장교들의 인원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란은 복수했고,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을 물리쳤으며, 미국은 이란을 억제하고 이스라엘을 방어했다는 점에서 현재는 모두가 승리를 주장할 수 있지만, 또 다른 보복전이 일어나면 이란·이스라엘뿐 아니라 이 지역과 전 세계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15일 대이란 보복하려다 연기"



한편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공격을 받은 직후엔 일단 즉각적인 보복은 유보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스라엘과 미국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당초 지난 15일 이스라엘군의 이란 공습을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작전상의 이유'로 실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이란의 지난 13일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을 미룬 건 이번이 두 번째"라고 덧붙였다. 미국 등 서방의 만류가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란은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이스라엘에 수백기의 무인기(드론)와 순항·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에 미사일이 발사돼 군 고위 관계자 13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보복 차원이었다.

이와 관련 이날 NYT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보복 구실이 된 이란 영사관 공격 당시 상황을 크게 오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 계획을 미국에 알린 건 공격 시행 불과 몇 분 전이라고 전했다.

미 당국자들은 공개적으론 이스라엘을 지지했으나 비공식적으론 이스라엘이 미국과 협의 없이 대이란 공격을 감행한 데 대해 분노했다. 또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 영사관 공습 계획을 두 달 전부터 세웠으나 이에 대해 이란이 대규모 직접 반격에 나설 것이란 예상은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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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대이란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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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 격화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은 이날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란의 드론, 미사일 생산에 대한 추가 제재 계획을 밝혔다. 정상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특별정상회의 이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EU는 이란을 상대로 특히 드론, 미사일과 관련해 추가 제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드론과 미사일 생산에 필요한 업체들을 겨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당사국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도 격화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헤즈볼라가 이날 이스라엘 북부 국경 마을 아랍 알아람셰의 건물을 드론 공격해 18명이 다쳤다. 이와 관련 헤즈볼라는 전날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지휘관 2명 등 3명이 숨진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하마스를 지지하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자주 교전을 벌여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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