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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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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정일체' 만든 '당원투표 100%' 개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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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당선인들 "민심 반영해야"...영남권·친윤계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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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룰을 두고 당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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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해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한 가운데 '당원투표 100%' 룰을 두고 당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민심과의 괴리가 선거 참패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수도권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당내 기득권인 영남권·친윤계 의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당내에선 룰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당선인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심에 맞는 지도부가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에서 낙선한 한 인사도 통화에서 "대통령만 바라보다 철저히 외면받았다"며 "이런 식이라면 '다음'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서 수직적인 당정관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을 짚으며 "당원은 납득하겠지만 수도권, 특히 중도층에게는 이해가 안 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당원투표 100%'를 유지하면 쇄신은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여전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다는 점도 문제다. 또 다른 당선인은 통화에서 "당원의 40%가 영남에 있다"며 "수도권 지도부는 고사하고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지도부가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이 당권을 잡고 영남, 특히 대구·경북(TK) 위주의 지도부가 구성된다면 국민이 보기에 '민심을 받아들인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반면 또 다른 당선인은 통화에서 "당이 당원들의 의견을 따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선거 패배의 원인이 전당대회 룰에만 있는 건 아니다"라며 "더불어민주당도 당원의 힘이 센데 이번에 선거에서 이기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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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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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당 비주류인 수도권 중진 안철수·윤상현 의원 등은 전당대회 룰을 개정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선거 패배 이후엔 초선 당선인들도 가세했다. 김재섭 당선인(서울 도봉갑)은 18일 페이스북에 "당원들만의 '잔치'를 운운하기에는, 국민의힘이 정치 동아리는 아니지 않나. 그리고 국민의힘이 지금 '잔치' 치를 형편도 아닌 것 같다"며 당원 100%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당선인은 "정당은 국가권력으로 향하는 모든 길을 배타적으로 독점한다"며 "또한 선거 과정과 정당 운영에서 국가로부터 막대한 돈을 지원받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및 국가기관 구성에 직접적으로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우리 국민의힘은 여당으로서 국민이 주신 세금으로부터 많은 과실을 따먹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주인은 당원과 국민 모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라며 "전당대회를 우리만의 잔치로 만들자는 말은 무책임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당선인(경기 포천·가평)도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심 100%로 가면서 당이 무기력해진 측면도 있는 것 같고 민심과 동떨어진 판단도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당이 국민들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바뀌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 전당대회 룰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당원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5 대 5가 적당하다고 봤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17일) 페이스북에 "당대표 선거는 당원 100%로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대표를 선출하는 룰을 여론조사 30%, 당원 70%로 바꾼 것은 제가 한나라당 혁신위원장을 할 때인 2006년"이라며 "그전에는 당대표뿐만 아니라 광역단체장 이상 대선후보도 당원 100%로 선출했다"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제가 혁신위원장을 할 때 그 룰을 당대표는 3대7로 바꾸고 광역단체장 이상 대선후보는 5대5로 바꾸었다"며 "실시해 보니 국민들 대상으로 하는 본선거는 이대로 진행해도 무리가 없지만 당대표 선거는 타당 지지하는 사람도 우리 당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불합리가 속출하여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자는 주장도 제기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대표는 당원을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원들만 선거권을 갖는 잔치가 되어야 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의 주도로 '당원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였던 룰을 '당원투표 100%'로 개정했다. 당시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았던 비윤계 유승민 전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서란 해석이 나왔다. 이어 당초 한 자릿수 지지율의 김기현 전 대표가 친윤계와 대통령실의 지지 속에 당선되면서 '당정일체' 기조는 더욱 강화됐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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