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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2050년 세계 소득 19% 감소”…기후변화 경제타격 ‘암울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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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17일(현지시각) 75년 만에 가장 많은 120㎜의 폭우가 쏟아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침수된 도로 위를 차량들이 달리고 있다. 두바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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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지금 당장 탄소배출을 줄이더라도 26년 뒤인 2050년 무렵 전 세계 소득이 지금보다 19%가량 줄어들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무관하게, 이미 배출한 온실가스만으로 초래될 경제적 피해만 따진 것이다.



환경과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연구소로 알려진 독일의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는 17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이런 내용의 논문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을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전 세계 1600여개 지역에서 나온 40여년 간의 경험적 데이터를 수집해 기후변화가 경제 성장과 경제의 지속성에 미치게 될 영향을 평가했다.



중위소득자 기준 19%의 소득 감소는 금액으론 19조~59조달러(한화 2경6600조~8경2600조원, 연간 합계)이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7%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피해 원인은 기온 상승과 그 변동 폭, 폭우 등이 고려됐다. 폭풍이나 산불 같은 이변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이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내로 제한하는 데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비용보다 6배 더 큰 규모다. 향후 2050년까지 인류가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고, 이를 달성해도 경제적 손실이 이미 예정돼 있단 얘기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들이 국가별 기온 변화의 장기 영향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 연구는 향후 2050년까지 일어날 세계적 변화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예상된 소득 손실 정도는 국가별로 다른데 미국과 독일이 11%, 일본이 12%, 프랑스가 13%로 나왔다. 한국은 14%의 소득 손실이 예상됐다. 탄소배출에 대한 책임이 적은 국가들은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들보다 60%,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보다 40% 더 큰 소득 손실을 볼 것으로 예측됐다.



논문 1저자인 막시밀리언 코츠 박사는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큰 폭의 소득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남아시아와 아프리카가 받는 영향이 가장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문 공동 저자 레오니 웬츠 박사는 “이런 피해는 지금까지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으로, 피해를 줄이려면 더 많은 적응(현재 혹은 향후 예상되는 기후변화의 피해를 줄이거나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는 것)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금 당장 과감하고 즉각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21세기 후반에는 경제적 손실이 더욱 커질 것이고, 2100년에는 전 세계가 평균 60%에 달하는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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