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즈, 보이그룹 첫 코첼라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 코첼라 밸리에서 12일(이하 현지 시각) 열린 ‘코첼라 밸리 뮤직 페스티벌’. 사하라 스테이지에 선 K팝 보이그룹 에이티즈의 한마디에 관객 함성이 쏟아졌다. 1999년 시작한 이 축제는 매년 20만~30만명이 참여하는 미국 최대 규모 음악 축제. 주최 측 초청이 있어야만 설 수 있는 이 꿈의 무대에 에이티즈는 K팝 보이그룹 처음으로 60분간 공연을 펼쳤다. 이튿날 같은 무대에는 걸그룹 르세라핌이 40여 분간 단독 공연을 꾸렸다. 에이티즈와 르세라핌은 각각 오는 19·20일 코첼라에서 두 번째 무대를 펼친다.
8인조 보이 그룹 에이티즈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코첼라 밸리에서 열린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에서 1시간 동안 한국 전통문화를 안무에 접목한 10곡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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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첼라를 비롯해 해외 유명 페스티벌들이 K팝 아이돌을 주요 공연 출연진으로 세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세븐틴은 K팝 보이그룹 최초로 오는 6월 영국 최대 음악 축제 글래스턴베리 메인스테이지에, 9월 롤라팔루자 독일 무대 헤드라이너(간판 공연자)로 선다. 오는 8월 롤라팔루자 미국 시카고에선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가 헤드라이너로, 걸그룹 아이브와 비춰(VCHA)가 게스트 출연자로 공연을 선보인다.
해외 유명 음악 축제가 K팝 그룹을 초청하는 것은 탄탄한 코어팬덤을 갖춘 관객 동원력 때문이다.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은 2022년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 K팝 가수 최초로 헤드라이너 무대를 꾸렸고, 역대 티켓을 가장 많이 판 아티스트로 기록됐다.
한국 문화 특성을 살린 K팝 그룹들의 무대도 호평을 받고 있다. 에이티즈는 12일 코첼라 무대에서 한국식 자개 무늬로 꾸민 무대 영상과 ‘강강술래’와 ‘사자춤’ 등을 접목한 안무를 총 10곡에 녹여냈다. 미국 빌보드는 에이티즈의 공연을 “코첼라 첫날 최고의 순간”으로 꼽았다. 지난해 한국 가수 최초로 코첼라 헤드라이너 무대에 선 걸그룹 블랙핑크는 검은 한복을 활용한 의상, 한옥 기와지붕을 본떠 만든 무대 세트, 대형 깃털 부채춤 등으로 호평받았다.
다만 AR(음원에 가깝게 보컬까지 포함한 녹음본) 립싱크를 주로 선보여 온 아이돌이 라이브 노래가 기본인 페스티벌에는 잘 맞지 않는다는 비판은 넘어서야 할 과제다. 르세라핌은 13일 무대 직후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불안정한 라이브 실력을 지적하는 후기가 다수 이어졌다. 김도헌 평론가는 “페스티벌 축제는 정제된 군무보다는 즉흥성과 의외성이 넘치는 라이브 무대를 선호한다. 화려한 무대 외에 음악적 편곡에서도 다양한 연출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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