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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네이버, 사우디와 아랍어 기반 AI 구축 나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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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아이티(IT)쇼2024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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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에이아이(AI·인공지능) 통해 비투시(BTC)·비투비(BTB) 사업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특정 기업 혼자서 다 성공할 수 없고 많은 파트너와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에이아이 전쟁’에 뛰어든 국내 대표 아이티(IT)업체 네이버가 에이아이 생태계 구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에이아이이노베이션 센터장은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아이티(IT)쇼2024’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네이버의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하이퍼클로바엑스는 외부에 있는 많은 생태계를 연결하는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정우 센터장은 “중요한 것은 글을 잘 쓰고 이해하고가 아니라, 플랫폼 파트너 에이아이 이용 기업들에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라며 “네이버는 한국어 중심으로 초거대 인공지능 그리고 생태계를 만들어 본 강력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앞서 하 센터장은 지난 9일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인텔비전2024’ 행사에도 깜짝 등장했다. 이 자리에서 하 센터장은 반도체 제조에 다시 뛰어든 인텔과 함께 인공지능 반도체에 쓰이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동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폐쇄형 인공지능 개발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항해 인텔이 네이버와 손을 잡은 셈이다. 네이버는 삼성전자와도 추론용 인공지능 반도체 ‘마하-1’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 센터장의 행보를 보면 인공지능 생태계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네이버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인공지능은 생산성을 대폭 높이기 때문에 이를 확보하기 위한 전 세계 기업들의 투자 경쟁이 치열하다. 반면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개발은 방대한 양의 지피유(GPU·그래픽처리장치)와 전력, 학습 데이터 등이 필요해 글로벌 빅테크의 독점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하 센터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의 에이아이는 교육 훈련 단계에서 북미 데이터를 압도적으로 학습하는데, 데이터엔 (북미의) 문화·역사·사회규범 등이 축적돼 있다”면서 “실리콘밸리가 만든 에이아이를 쓰면 문화 정체성이 사라지게 생겨, 각 지역 나라들이 인공지능 주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보통신회사인 아람코디지털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아랍어 거대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소버린(자주적) 인공지능’을 구축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문화종속 우려 때문이라고 하 센터장은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에도 속하지 않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네이버가 한국어 기반 하이퍼클로바엑스를 구축한 경험을 기반으로, 자국어에 중심을 둔 에이아이 플랫폼을 새로이 구축하려는 다른 나라에 손을 내밀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기술을 네이버가 제공하는 쇼핑·광고 등 인터넷 산업 전반에 적용하는 경험을 쌓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다만 네이버 역시 인공지능 역량 제고의 전제인 ‘컴퓨팅 인프라’ 구축이란 과제를 안고 있다. 하 센터장은 “지피유는 비싸고 구하기도 힘들다”면서 “에이아이 사용자가 많아질 텐데 저전력·저비용·고효율 반도체가 필요하다. 이것 때문에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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