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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이윤희를 아시나요?”…‘실종 18년’ 전북대 수의대생, 노부모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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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수의대 4학년이던 2006년 실종
이씨 부모 “경찰 부실 수사로 딸 못 찾아”


매일경제

18년째 실종 상태인 전북대 이윤희 씨.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006년 전북대학교 인근에서 실종된 이윤희(당시 29세)씨의 부모가 다시 한 번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16일 이윤희 씨의 아버지 이동세(87)씨와 어머니 송화자(84)씨는 ‘이윤희를 아시나요?’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아버지 이씨는 “저는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이제 딸을 기다릴 기력조차 없지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여기에 나왔다. 올해 제가 87살이 됐으니 막내였던 딸이 살아 있다면 그 아이도 47살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이씨는 딸의 실종 당시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언급하며 사건의 진실 규명에 언론이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씨는 “딸이 사라진 지 18년이 지났으니 제가 딸 찾는 걸 포기해야 옳은 것이냐”며 “이렇게 뻔뻔하게 잘못도 인정하지 않고, 수사는 뒷전이고 팔짱만 끼고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하는 게 경찰이 할 일이냐?”고 물었다.

이씨는 딸이 장기 실종된 것에 대해 경찰의 초동수사 실패가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윤희씨는 2006년 6월 6일 수의학과 종강 파티를 마치고 원룸으로 귀가한 뒤 실종됐다. 이씨 주장에 따르면 경찰은 실종 사건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고 윤희씨의 친구들이 원룸을 청소하는 것을 내버려 뒀다.

또 실종 일주일째인 그해 6월 13일 누군가 윤희씨의 컴퓨터에 접속했는데도 이 과정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

이 밖에 실종 이전 윤희씨의 언니와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대화했던 내용과 검색 기록 일부가 컴퓨터상에서 삭제됐는데도 사건을 수사한 경찰로부터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는 게 이씨 주장이다.

이씨는 “말도 안 되는 현재 상황에, 나이를 신경 쓰면서 제 앞일을 가늠할 겨를이 없다”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서 진실을 밝히고 반드시 내 딸을 찾고야 말겠다. 제가 살아 있는 동안 이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이씨는 딸의 실종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불거졌을 무렵인 2019년 진실 규명 요구에 응하지 않은 전북경찰청장과 전주덕진경찰서장을 직무 유기 혐의로 이날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미 딸의 실종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경찰 관계자들을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고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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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북경찰청 앞에서 이윤희 양의 아버지인 이동세(87)씨와 어머니 송화자(84)씨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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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수의학과 4학년이었던 이윤희 씨는 2006년 6월 5일 오후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의 한 음식점에서 교수, 학과 동료 40여 명과 종강 모임을 가졌다.

모임이 끝난 다음 날인 6일 새벽 2시30분께 음식점으로부터 1.5㎞가량 떨어진 금암동의 원룸으로 귀가했다.

원룸에 도착한 이윤희 씨는 6일 오전 2시59분께부터 1시간 남짓 데스크톱 컴퓨터로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이용했다. 그러던 중 검색창에 ‘112’와 ‘성추행’이라는 단어를 3분간 검색했다.

그 이후부터 이씨는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8일 낮부터 이윤희 씨가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긴 학과 친구들은 원룸을 찾았으나 현관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친구들은 경찰과 119구조대를 불러 현관문 디지털 도어락을 부순 뒤 방 안에 들어갔으나 이윤희 씨는 없었고, 당시 방 안에는 이윤희 씨가 키우던 반려견 한 마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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