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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근로자 사망 사고 책임으로 기소된 정도원 삼표 회장의 재판이 드디어 막을 올렸다. '중대재해 처벌법 적용 1호'인 이 사건으로 정치권과 사회적 이목이 쏠린 가운데, 야당의 완승으로 끝난 이번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가 정도원 회장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 3단독(정서현 판사)은 지난 9일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등의 중대재해 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2022년 1월29일 삼표산업의 양주시 채석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지 802일 만이다.
당시 삼표산업 채석장에선 토사 붕괴로 작업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굥교롭게도 사업장에서 사망 사고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형사 처벌한다는 내용의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 불과 이틀 만이어서 고용노동부는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즉각적인 조사에 나섰다.
또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중대재해법에서 규정하는 경영책임자를 소유주로 보고 이종신 대표 등 삼표산업 경영진에서 정도원 회장까지 수사 대상을 확대했다. 정 회장과 삼표에 '중대재해법 1호'란 꼬리표가 붙은 배경이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법에서 언급한 '안전 경영책임자'를 과연 누구로 봐야하느냐에 있다. 중대재해법은 처벌 대상을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는데, 이에 대한 검찰과 피고인 측 해석이 달라서다.
검찰은 30년간 채석 산업에 종사한 정 회장이 전문가로서 현장의 작업을 지휘하고 상시 보고를 받았을 뿐 아니라, 무리한 작업으로 사고 위험이 커졌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다면 대표이사나 최고안전책임자(CSO) 등 직함과 무관하게 경영책임자로 봐야한다는 견해다.
반면 피고는 정 회장이 법에서 정한 책임자가 아닐뿐더러 안전보건 체계 의무를 다했다며 반박하고 있다.
변수는 정치권도 이 사안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범야권이 압도적 과반을 유지한 제22대 총선 결과가 필연적으로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거운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본보기 차원에서 정 회장에게 강도 높은 처벌을 내려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노동자의 권익과 근로 환경 안전성을 높이는 중대재해법의 기본 취지와 원칙을 고려했을 때 예외를 둬선 안된다는 논리에서다.
여당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중대재해법과 관련해선 기업 쪽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였는데, 총선 완패를 계기로 태도를 바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신들의 위기 극복 그리고 국면 전환 차원에서 정 회장과 삼표를 일종의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여론도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회사의 부실한 안전관리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난 데다, 사고 이후 삼표 측이 증거를 인멸하려던 정황까지 포착된 만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도원 회장이 총선과 맞물린 변화의 시기에 법정으로 나서게 됐다"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도 처벌을 강화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다면 정 회장에겐 쉽지 않은 재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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