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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메시아' 한동훈, 치명상 입고 퇴장…2년 뒤 지방선거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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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마친 후 당사를 나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공동취재) 2024.04.11. photo@newsis.com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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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취임 107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서서 죽겠다"는 각오로 선거운동에 온몸을 던졌지만 국민의힘은 지역구 90석,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의 비례대표 18석 등 총 108석을 얻는 데 그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당분간 정치적 '휴지기'를 갖는 것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총선 기간 중 '정치인 한동훈'의 가능성과 경쟁력을 확인한 만큼 차기 대선주자로 적절한 시점에 다시 등판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2일 여권에 따르면 전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어디서 뭘 하든지 나라를 걱정하며 살겠다"고 밝힌 한 전 위원장은 잠행에 들어갔다. 정치권에선 한 위원장이 '정치를 계속 할 것이냐'는 질문에 "약속은 지킬 것"이라고 밝힌 만큼 당 안팎에선 한 위원장이 일정 기간 잠행을 하다가 적절한 정치 재개 시점과 방식을 모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거센 정권 심판 바람 속 여권에 쉽지 않은 선거란 예측이 나왔지만 현재(114석)보다도 적은 의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가 민망할 정도의 참패라는 지적 속에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깜도 안 되는 한동훈이 대권 놀이 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셀카만 찍다 말아 먹었다"고 맹비난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전 위원장에 대해 "이번에 차기 대권 구도에서 탈락했다고 본다. 선거를 이끄는 정당 리더로서의 모습을 잘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여전히 검사로서의 모습만 많이 보여주지 않았나 평가한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에게 여전히 정치적 재기의 기회가 남아있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총선기간 중 '정치인 한동훈' '대권주자 한동훈'의 상품성을 확인했고, 지역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치러진 선거의 패배 책임을 오롯이 한 전 위원장에게만 돌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비대위원장 취임후 107일 강행군 과정에서 한 전 위원장의 이미지가 과다하게 소진된 측면에서 일정기간 '휴지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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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4.10. photo@newsis.com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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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대위' 소속으로 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한지아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위원장이 가졌던) '다름'의 이미지가 현재는 가면 갈수록 여러 가지 여건들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어떤 사람들은 조금 '너무 정치적인 사람으로 여의도 문법을 쓰게 된 것이 아닌가'라는 비판들도 나온다"며 "다시 한번 회복하고 그런 이미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조금 쉼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한 전 위원장이) 국내에 남아서 여러 가지 정치 활동을 위해서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도 만들어주고 당 비대위원장도 만들어줬다면 지금부터는 본인이 개척해야 하고 그 과정은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의 복귀 시점으로 2년 후인 지방선거를 꼽는 목소리도 있다. 당장 당권에 도전하기엔 명분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 전 위원장에게 다시 당권을 맡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경우 예기치 않은 당내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전 위원장 입장에선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상황도 있었고 정치적으로 이미지가 소진된 측면도 있기 때문에 잠행하면서 때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대선이 본격화되기 전 정치적 이벤트로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 등이 예정된 만큼 그즈음에 다시 등판해 선거를 지휘하거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대권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총선 패배 후 붕괴한 당 지도부 구성과 수습책 마련에 착수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수습 방안에 대해 중진 의원들의 고견을 듣고서 여러 의견을 종합해 당을 어떻게 수습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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