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용표 선생이 1929년 11월 11일에 쓴 일기. 광주시교육청 제공 |
광주제일고등학교가 일제강점기 때 항일운동에 참여했다 퇴학당한 고 조용표 선생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12일 광주제일고 등의 말을 종합하면, 전남도의 ‘독립운동 미서훈자 발굴사업’과 광주시교육청의 ‘명예졸업자 주인공 찾기 캠페인’ 목적으로 조 선생은 입학한 지 95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고 조용표 선생은 1925년 광주고등보통학교(현 광주제일고)에 입학해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일어난 1929년 항일운동에 동참했다가 퇴학 처분을 받았다. 5년제였던 고등보통학교에 다녔던 조 선생은 졸업을 몇 달 앞두고 학교를 떠나야 했다.
조 선생은 1926년부터 1931년까지 날마다 일기를 썼다. 이 가운데 1929년 11월 3일 전후에 쓴 일기 내용은 학생 운동사 공식 기록에 없는 학교 안팎 동향과 학생들의 활동 상황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자료다.
지난 11일 광주제일고등학교는 고 조용표 선생의 명예졸업장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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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등보통학교 5학년이던 조 선생은 광주학생독립운동 2차 시위를 하루 앞둔 1929년 11월 11일 ‘역사’를 일기에 기록했다. “5학년은 불과 10여명 등교했다. 기타는 모두 감옥에서 우리를 원망할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용서하여 주십시오. 내일은 옥중으로 가려고 합니다. 원망 말아주십시오. 운명입니다.” 1929년 11월 3일 첫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던 부채감과 2차 시위를 앞둔 비장한 심경이 담겨 있다.
유족들은 조 선생의 일기를 한국학호남진흥원에 기증했다. 조 선생의 자녀 조영제씨는 “선친의 일기를 통해 바르게 살려 번민하셨던 모습을 알게 됐다. 늦었지만, 명예졸업으로 선친의 한을 풀어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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