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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미·일·필리핀 첫 정상회의…“모든 남중국해 상호방위조약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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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왼쪽)이 1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정상회의를 하기 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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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전례 없는 수준”의 안보 동맹 업그레이드를 발표한 이튿날 미국·일본·필리핀이 첫 3자 정상회의로 중국 견제를 위해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남중국해 어디서든”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을 적용할 것이라고 중국에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공격적 행동에 함께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또한 우리는 남중국해에서 매립지 군사화와 불법적인 해양 영유권 주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필리핀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에서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이 필리핀 어선을 위협하고, 중국이 다른 나라들과도 영유권 분쟁을 빚는 해역에서 인공섬을 만든 뒤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세 나라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행동에 맞서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한 연합 해양 순찰·훈련을 올해와 내년에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또 남중국해 주변의 다른 나라들과도 함께 중국 어선들의 불법 어로 활동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 3국 정상들은 일본이 실효지배하지만 중국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비롯해 동중국해에서 중국이 진행하는 “무력과 강압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현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번 정상회의는 3국이 처음으로 정상들 간 합의로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 의지를 밝히고, 필리핀과 일본이 각각 다뤄온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문제를 연계시켰다는 특징이 있다. 3국 정상들은 미국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맞서 출범시킨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PGII)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첫 사업으로 필리핀의 수비크만, 클라크, 마닐라, 바탕가스를 철도와 항만 등으로 연결하는 ‘루손 회랑’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국이 자국과 각각 동맹을 맺은 아시아 나라들과 중국 억제를 위해 군사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한 3자 정상회의 구조를 만든 것은 지난해 8월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와 같다. 이 과정에서 일본이 중심축 구실을 맡은 것도 공통점이다. 미·일 정상은 전날 회담에서 △자위대와 주일미군의 연합 작전 능력 강화를 위한 지휘·통제 체계 개편 △미사일 공동 개발·생산 △자위대의 ‘적기지 공격 능력’ 발전을 위한 미국의 지원 등에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는 “남중국해의 어디서든 필리핀의 군, 공공 선박, 항공기에 대한 공격까지 적용 대상으로 삼는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철통같은 미국의 공약”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군이나 해안경비대가 필리핀 군함 등을 공격하면 미국이 무력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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