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을에서 막판 대역전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인터뷰
그래픽=박상훈 |
-지난달 2일 화성을 출마 선언 전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돌려 봤다는데.
“당시 이곳 출마가 유력한 민주당 현역 의원을 상대로 조사해 보니 내 지지율이 11%로 나왔다. 이곳보다 여론조사 결과가 더 잘 나오는 지역도 있었다. 하지만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을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더 적합한 곳이라 판단했다.”
-지지율 11%를 보고 뛰어든 건 모험 아닌가.
“보수 정당의 대표까지 지냈던 사람 입장에선 지역구를 뚫어내거나 말거나의 문제이지, 다른 선택이 있는 건 아니라 생각했다. 출마 지역을 결정하기 전에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이 내게 ‘자신 없으면 말해라. 비례로 가면 된다’고 얘기했다. 그때 난 답을 안 하고, 그다음 날 화성을 출마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에게 상의하면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아서 미리 말씀도 안 드렸다.”
이 대표는 선거운동 초반 동탄2신도시 주민들이 원하는 교통과 교육 문제 해소를 위한 공약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주민들의 호응은 크지 않았다. 지난달 중·후반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표의 지지율은 20% 안팎이었다. 민주당 공영운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여론조사 더블스코어를 뒤집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왔다.
이 대표는 화성을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손 편지를 썼고, 지역 내에 있는 아파트 100곳을 모두 찾아다니며 맞춤형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다 지난달 말 공 후보의 ‘아들 부동산 꼼수 증여’ 논란이 불거지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동탄신도시에 많이 거주하는 화이트칼라들은 자녀에게 꼼수 증여할 의지나 능력은 없지만, 적어도 내 아이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굉장히 크다”며 “그래서 선거 기간 교육을 전면에 내세웠고, 내가 교육 공약을 실현할 적임자라는 판단을 유권자들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했다.
22대 총선 경기 화성을에서 당선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은 3파전에서 승리한 이 대표는 “당선을 위해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알고 있던 모든 캠페인을 다 썼다”고 했다. /남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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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투표 사흘 전 이 대표 어머니와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며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이 화제가 됐다.
“정치인 가족은 정말 많은 걸 감내하고 산다. 내 어머니만 하더라도 당신께서 하는 행동이 아들이나 아들이 속한 당에 폐를 끼치는 게 아닐까 항상 염려하신다. 아들이 대통령과 맞서는 경험까지 하게 되면서 감정이 더 북받치셨던 것 같다.”
-22대 국회에서 가고 싶은 상임위원회가 있나.
“동탄을 생각하면 국토교통위원회나 교육위원회를 가야 할 것 같다. 너무 오랫동안 국회의원을 하고 싶어서 기다렸기 때문에 어느 상임위를 가도 잘할 것 같다.”
-앞으로 국민의힘과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은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가 선출되는 전당대회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거치면서 어떤 교훈을 얻었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 같다. 지난 2년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냉정하게 생각하고, 그걸 입 밖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에 대한 해법을 논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범야권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을 다시 발의하면 동참할 건가.
“의혹에 대해 해명이 미흡할 때는 국정조사가 우선이다. 보복성 특검이 남발되는 것은 안 된다.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건만 보더라도 굳이 한다면 특검이 아니라 국정조사의 대상이 돼야 한다. 개혁신당은 의혹 해소를 여당에 촉구할 것이다. 그러나 여당이 거기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야당의 표결에 참여하는 수밖에 없다. 조국혁신당이 ‘한동훈 특검’을 한다는데 나는 그걸 왜 하겠다는 건지도 모르겠고, 특검이 남발되는 것은 개혁신당의 대표 입장에서 절대 반대다.”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다음 대선에 출마하나.
“대선은 분위기를 타야 하는 것이고, 그 분위기를 타기 위해서는 2026년 지방선거에서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가 내 생존을 위해 극한의 선거 캠페인을 펼친 거라면, 2년 뒤 지방선거에서는 개혁신당의 성공을 위해 선거 지휘관으로서 역할을 하려 한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 출연해 ‘다음 대선에 나가느냐’는 질문에 “다음 대선이 몇 년 남았느냐”고 되물었다. 진행자가 ‘3년’이라고 하자, 이 대표는 “확실합니까”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페이스북에서 “정권에 그나마 젊은 층이 관심 가지려면 한덕수 총리의 후임부터 화끈하게 위촉해야 한다. 총리 인선 잘 해내지 못하면 정권에 대한 기대치는 더 급속히 가라앉을 것”이라고 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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