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워싱턴서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담…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관련 강경 입장 낼 듯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 간 갈등에 미국·일본 등이 가세해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고 나서면서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필리핀과 남중국해 인근에서 열린 미국과 필리핀의 합동 군사훈련 모습.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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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 간 갈등에 미국·일본 등이 가세해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고 나서면서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과 '반중국' 미 동맹국 연합은 남중국해에서 경쟁적으로 해·공군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는가 하면, 각국 정상들이 공개 경고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담을 열고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레드라인(기준선)'을 넘으면 미국이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수년간 논의해 온 일본군의 필리핀 파병 방안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당사국이 아니면 (미국과 일본은)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며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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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고 있다"는 미국, "군 파병 검토한다"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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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페르난디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3국 정상회담을 열고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확장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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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즈(FT) 등 최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페르난디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3국 정상회담을 열고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확장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를 놓고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분쟁이 점점 격화하자 중국을 직접 겨냥해 상황을 정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의 한 정부 소식통은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는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남중국해에 있는 시에라마드레 함에도 미국과 필리핀이 맺은 상호방위조약이 적용된다는 점을 공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에라마드레 함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주변 암초에 의해 좌초된 미국 폐군함이다. 중국이 필리핀 영토를 침범할 경우 미국이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직접 개입할 명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남중국해 영유권과 관련 중국의 행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FT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공식·비공식 채널을 모두 이용해 중국 당국에 전술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심각한 후폭풍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우드사이드 인근의 파이롤리 에스테이트에서 APEC 정상회의 중 1년 만에 회담을 마친 뒤 산책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2일 시진핑 주석과 전화 통화에서 남중국해 영유권과 관련 중국의 행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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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필리핀 양국이 남중국해 공동 순찰에 합의, 일본군을 필리핀에 파병하는 방안을 이번 3국 정상회담에서 발표할 수도 있다. 일본군의 필리핀 주둔이 이뤄질 경우 양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논란이 빚어질 수 있지만 '상호 접근권 협정(RAA)'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중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일본의 제3국 파병을 인정하는 것은 인도·태평양 안보 전략에서 일본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외신들은 진단했다. 미국과의 안보 동맹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일본 입장에서도 중대한 진전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미 정부가 주일미군 지휘 통제권을 강화하는 등 주일미군사령부를 재조정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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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보이지 않는 남중국해 갈등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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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간) 필리핀 보급선 우나이자 메이 4호가 중국과 해상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세컨드 토마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 인근 해역으로 진입하다가 두 척의 중국 해안경비선으로부터 물대포를 맞고 있다. 미국·호주·필리핀·일본 등 4국은 7일 남중국해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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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이 끊이지 않는 배경에는 중국의 '구단선'이 있다. 중국은 9개 선을 그어 U형태의 '남해 구단선'을 만들고 남중국해의 약 90%가 자국 영해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이 선의 대부분이 주변국의 배타적경제구역(EEZ)을 침범하고 있어 갈등을 빚어지는 것이다. 최근엔 중국 해안경비대가 남중국해 일대에서 필리핀 선박에 수차례 물대포 공격을 퍼부으면서 양국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중국은 구단선의 근거로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에 20개, 스프래틀리 군도에 7개의 인공섬을 지어 군사 기지화한 것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서 "인공섬을 지어 영해를 늘리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이 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 판결을 무시한 채 자국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을 감시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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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 7일 사상 최초로 필리핀·일본·호주와 함께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 안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하는 등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나선 건 이곳이 미국에도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번 합동 훈련은 중국의 도발에 대비해 동맹국과 대응 전략을 짠 것이라는 평가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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