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이 같은 명예퇴직이 주요 병원들로 확산될까 걱정된다.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빅5' 병원은 한결같이 전체 의사 중 전공의 비중이 매우 높다. 그 비중이 34~46%에 이른다. 그동안 수술 전후 처리를 맡던 전공의가 빠져나가면서 당장 수술부터 반 토막이 났으니,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500병상 이상 수련병원 50곳의 의료 수입이 4239억원이나 줄었다. 손실이 계속되면 결국은 직원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
병원이 비용을 줄이려면 인건비가 많이 드는 장기근속 직원을 명예퇴직시킬 수밖에 없는데, 이들은 대개 한 집안의 가장이다. 이들이 일자리를 잃는다면, 그 가정이 무너질 수도 있다.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증을 따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대한민국 최상위층에 속하게 될 전공의들의 파업으로 아무 잘못 없는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어야 한다면 불의한 일이다. 이미 환자들 고통까지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데 대해 의사들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 의료계가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한다면 합리적 근거를 갖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도 그렇게만 하면, 얼마든지 대화를 하겠다고 했다. 그걸 마다하고 파업을 계속하는 건 정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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