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 사거리에서 열린 민주당 후보들 지지 유세에서 건네받은 '대파 헬멧'을 들어 보이며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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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을 사흘 앞둔 7일 수도권 격전지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6일부터 서울·경기 지역에서 민주당이 박빙 열세를 보이는 곳을 중심으로 지원 유세를 벌인 이 대표는 남은 기간에도 모두 수도권에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도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강한 어조로 이어갔다.
이 대표는 서울 서초구 양재역 앞에서 열린 홍익표 후보(서초을) 지지 유세에서 "귀한 자식일수록 잘못이 있으면 엄히 꾸짖고, 꾸짖어도 안되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면서 "자식 귀하다고 사랑한다고 해서 잘못해도 '오냐오냐'하고 악행을 저질러도 방치하면 그 자식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악인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서초구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성공을 바라고 여전히 기대를 가진 분이 계실 텐데 윤석열 대통령을 숭배할 우상으로 뽑은 건 아니고, 통치하고 지배하라고 왕으로 뽑은 것도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 정권보다는 국민의힘 정권이 훨씬 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이 나라를 발전시킬 것이라 기대를 갖지 않았느냐"며 "이 상태가 계속되면 이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4월 10일에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을을 시작으로 이 대표는 강남을(강청희 후보), 송파갑(조재희 후보)·을(송기호 후보)·병(남인순 후보) 등 민주당의 험지인 '강남 3구'를 차례로 방문하며 집중 공략했다. 총선 판세가 민주당 우세 흐름인 상황에서 국민의힘 텃밭인 이들 지역마저 탈환해보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굉장히 공격적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강남 3구도 우리 쪽에 좋은 의미로 흔들리고 있다"며 "이 대표가 그냥 가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강남 3구 방문 후에는 경기 하남갑(추미애 후보), 서울 강동갑(진선미 후보)·을(이해식 후보)을 차례로 찾아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또 마지막으로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찾아 "충직하지 못한 일꾼은 쫓겨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고해야 한다"며 "회초리를 들어서 안되면 권력을 빼앗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지난 6일에는 첫 일정으로 서울에서 박성준 후보(중성동을)를 지원한 후 경기도로 이동해 부승찬 후보(용인병), 엄태준 후보(이천), 박윤국 후보(포천가평), 남병근 후보(동두천양주연천을), 박상혁 후보(김포을) 등의 순서로 후보 유세 현장을 찾았다.
이들 지역은 초박빙의 격전이 벌어지거나 민주당 후보들이 박빙 열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다.
포천 소흘읍에서 열린 박윤국 후보 지지 유세에서 이 대표는 "계양을 선거도 해야 하고 재판도 불려다녀야 하고 상당히 시간에 쫓기는 편이긴 하지만, 가만히 보니까 포천에서는 투표만 열심히 하면 이길 것 같은데 아슬아슬하다고 해서 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금 여론조사에서 누가 앞섰는지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이제는 의미가 없다"며 "여러분이 아는 주변 분들을 투표하게 하면 바로 여러분이 이길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소 내 대파 반입을 금지한 것을 두고 이 대표는 지난 6일 '파틀막'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 사거리에서 열린 부승찬 용인병 후보 지원 유세에서 지지자가 들고 온 대파 헬멧을 직접 써보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정부의 경제 실패 심판론도 강하게 주장했다.
이 대표는 "경제 문제에 무능한 정권은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지난 2년도 안되는 이 짧은 시간에 세계 10대 경제강국 대한민국, 5대 무역흑자 대한민국은 북한보다 못한 200위대 무역적자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이번 선거는 경제 실패 심판 선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의 '전년도 국가재정 집행 결산서' 발표가 늦춰지는 것을 거론하며 "지난 10년 동안 4월 첫째주 화요일에 발표했던 관례를 벗어나 선거 다음날인 둘째주 목요일(11일)에 발표하겠다고 한다. 발표를 연기한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집행 결산서 공개가 선거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인가"라며 "도대체 부자 감세를 얼마나 많이 해준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공동체의 삶을 무너뜨리고 민생을 망치는 세력에 경고해야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더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했다.
[서동철 기자 /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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