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자녀 출산후 여성 소득, 남성 대비 절반 이하 '뚝'
차타드 경영연구소 "고용주들 스스로 의문 가져야"
골드만삭스 로고. ⓒ 로이터=뉴스1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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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의 일부 대형 금융회사들이 고위직에 더 많은 여성들을 고용하기 위해 대체로 노력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 급여를 살펴보면 여전히 남성보다 여성에게 약 30% 더 적은 월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영국 전역의 은행,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 21개의 급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금융기업이 여성에게 남성보다 평균 28.8% 적은 급여를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로 보너스가 많은 고위직에 남성이 더 많은 데다 보너스가 적거나 아예 없는 저임금, 파트타임 또는 하급 직군에 여성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급여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대형 금융서비스 기업의 남녀 간 임금 격차는 1년 전보다 격차가 2%포인트(p) 좁혀졌다. 하지만 영국 전체 산업 평균인 10.7%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250명 이상의 직원을 둔 기업의 경우 남성과 여성 직원의 급여와 보너스 차이를 공개해야 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런던 국제 사업부는 남녀 평균 임금 격차가 2022년기준 53.2%에서 2023년에는 54%로 증가했다.
골드만삭스는 로이터 통신에서 데이터를 검토한 21개 주요 금융회사 가운데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기업으로 확인됐다.
골드만삭스 대변인은 "이번 성별 임금 격차 보고서는 남녀 직원 간 비슷한 역할이나 재직기간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 있지만 회사 고위 직군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최대 보험사 애드미럴은 2023년 기준 평균 남녀 임금 격차가 13.5%로 가장 적은 수치를 보였다.
투자은행 HSBC에서는 2023년 영국 내 모든 법인에서 평균 43.2%에 달하는 남녀 임금 격차가 발생했다.
2022년에는 여성과 남성의 평균 소득 격차가 45.2%였다. HSBC 은행 직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성이고 이 가운데 62%가 주니어(하급) 직군에 있다.
영국 모건 스탠리의 경우 평균 임금 격차는 40.8%에서 40.1%로 소폭 줄었고 바클레이즈 은행은 2023년 기준 평균 임금 격차가 33.6%로 직전 해인 2022년보다 2.3%p 감소했다.
그래도 여전히 30~40%에 가까운 큰 격차가 벌어져 있는 셈이다.
특히 영국 재정연구소(IFS) 분석에 따르면 대부분의 영국 성별 임금 격차는 자녀로 인한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평균 소득은 부모가 된 이후에 급격히 감소한다.
IFS는 첫 아이를 낳고 7년이 지나면 여성의 소득은 평균적으로 남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영국 차타드 경영연구소(CMI) CEO인 앤 프랑크는 "금융기업의 고용주들은 왜 여성이 최고 직급에 도달하지 못하는지, 왜 그 직급에 걸맞은 급여를 받지 못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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