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가 봄철 축제가 본격화되면서 지역을 찾는 관광객 편의를 위해 바가지요금 원천 봉쇄에 나섰다. 지난해 지역 대표 축제인 춘향제에서 터무니 없이 비싼 음식값으로 한 바탕 홍역을 치른 적이 있어 또다시 바가지요금 논란이 일면 축제는 물론 도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고 관광객이 대거 감소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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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는 지난달 30일 ‘요천 봄꽃 음악회’를 시작으로 이달 15일 ‘바래봉 철쭉제’, 다음 달 10일 ‘제94회 춘향제’ 등 크고 작은 봄 축제가 잇따라 개최함에 따라 ‘축제 부당요금 합동 대응반’을 운영해 불법 영업과 바가지요금에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특히 올해 춘향제에는 지역 상인들에게 먹거리 부스와 농특산물·소상공인 판매 부스 126개를 직영으로 임대하고, 입점권 전매를 금지한다. 모든 메뉴는 가격과 중량을 표시해 1만원 이하 정찰제로 판매하기로 했다. 바가지요금을 받다가 적발되면 즉시 퇴거 조치하고 행정처분과 형사고발 하는 등 엄정히 대처할 방침이다.
또 백종원이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와 춘향제 먹거리 관련한 상생발전 협약을 맺고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 개발로 특색있는 음식을 선보여 축제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불법 영업이나 매년 되풀이되는 축제 바가지요금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처해 뿌리 뽑을 방침이다. 지난 2일에는 봄꽃 음악회를 겨냥해 전국을 돌며 장사하는 뜨내기 상인이 관내 사유지에 입점해 품바 공연을 하고 음식 부스를 차려 불법 영업하는 것을 적발해 불법 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무신고 영업에 대해서는 관할 경찰서에 형사 고발 조치했다.
전북 남원 춘향제 야시장에서 4만원에 판매된 통돼지 바비큐.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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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는 관광객이 착한 가격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외식·숙박업·소상공인들의 부당요금 근절 동참을 유도하고 대시민 분위기 확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한국외식업중앙회 남원시지부, 남원추어요리업협회와 함께 친절·위생 서비스 향상과 가격 안정 협약을 체결해 춘향제 기간 추어탕 가격을 1만원으로 인하키로 했다. 18일에는 외식업 회원 200여명이 부당요금 근절을 결의하고 퍼포먼스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와 남원슈퍼마켓사업협동조합은 지난달 부당요금 근절 결의 대회를 개최했다.
남원시는 막걸리 축제 행사장인 남원시 경외상가 리모델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청년 먹거리 상가를 구축해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춘향제에서는 4만원짜리 통돼지 바비큐와 1만8000원 해물파전, 2만5000원 곱창볶음 등을 내놨지만, 양이 매우 적어 바가지 요금 논란이 일었다. 방문객들은 이런 음식을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유했고, 이를 접한 이들까지 바가지 음식 요금에 대해 비판하면서 전국적인 공분을 샀다.
남원시는 뒤늦게 조사에 착수해 뜨내기 업체들이 음식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게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실추된 이미지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관광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광한루원(명승 제33호) 입장객은 77만명으로, 최고점에 오른 2001년 182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20년 동안 광한루원 입장객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춘향제가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만큼 올해는 뜨내기 음식업체 입점을 원천 차단해 바가지요금을 근절할 것”이라며 “대신 지역 소상공인 입점을 유도하고 양질의 음식과 적정 가격으로 지역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남원=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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