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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검찰과 법무부

이화영 측 “최후 변론 준비 못 했다”…검찰 구형 또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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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건강 문제로 두 차례 연기 된 데 이어 세 번째

8일 재판 종결

조선일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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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으로 1년 7개월째 재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검찰 측 구형이 또 연기됐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4일 “최종 변론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했고, 이날 예정됐던 변론종결은 오는 8일로 밀렸다. 이 전 부지사는 최근 열린 두 차례의 재판에서도 잇달아 건강 문제를 호소했고, 재판은 거듭 공전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4일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62차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변호인 측의 피고인 신문과 이에 대한 검찰의 재신문을 마치고, 그동안 진행됐던 모든 재판 과정을 마무리하는 변론종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변론종결에선 검찰의 구형과 피고인의 최후 변론 등이 이뤄진다.

그러나 이날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인 김현철 변호사는 “(최후 변론을)준비해오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자 검찰에선 “저번 기일에 분명히 준비 하라고 재판장께서 말씀하셨었다”며 “준비가 된 건 맞냐”고 했고, 변호인은 “제 실수”라며 “(최후 변론)PPT 초안만 만들어 놨다”고 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2일 열린 직전 재판에서 “4일 변론종결을 희망한다”며 검찰과 변호인 측에 최후 변론 등을 준비해오라고 했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기일이었던 2일 오후에도 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재판 연기를 요청해 재판부가 받아들였다. 지난달 29일 재판도 이 전 부지사의 건강 문제 때문에 예정됐던 피고인 신문을 하지 못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날 진행된 변호인 측의 피고인 신문에서 대북송금 혐의와 관련,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연관성을 모두 부인했다. 특히 지난해 6월 검찰 조사 당시 자신이 했던 “쌍방울의 대북송금을 당시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은 모두 검찰의 회유와 협박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22년 10월 검찰 기소 후 대북송금 혐의를 모두 부정해오던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 입장을 번복해 인정했다가, 또다시 입장을 바꿔 이 대표에 대한 대북송금 보고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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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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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지사에게 방북비용을 보고했다는 조서 내용을 부인한 이유는 뭐냐”는 변호인 질문에 “법정에서 집사람도 항의를 하고, (구치소에) 접견 오신 교회 목사님이 기도하면서 예수님의 십계명을 거론하며, ‘거짓증언을 하지마라’고 간곡하게 기도하더라”라며 “이재명 지사를 어렵게 하는 건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이재명 지사에게 직접적으로 어려움이 가는 상황이 생겨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일단 검찰에 잘 협력하고 나중에 솔직하게 진실을 밝히는 게 더 나은 방법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진술로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하더라”라며 “내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학생 때 민주화 운동하고, 민주당에서 양심적인 정치활동을 해왔는데 여기서 더럽힐 순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내일모레가 선거인데, 지금도 제가 양심에 반하는 진술을 해서 이재명 대표에게 큰 어려움이 와서 선거를 이끄는게 어려워지지 않나 생각했을 때, 당시 양심에 따라 입장을 바꾼 게 다행이다”라고 했다.

검찰은 “지난해 변호인이 검찰의 협박과 회유를 알았거나, 허위로 ‘(이재명 대표에)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을 알았다면 법정에서 말을 안 했을 리가 없다”고 했고, 이 전 부지사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지난해 7월 21일 자필로 작성한 ‘옥중서신’을 제시하며, “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서신을 작성한 게 맞냐”고 물었다. 이 전 부지사는 이 서신에서 ‘이재명 지사의 방북비용을 쌍방울에 요청한 적이 없고, 이재명 지사에 보고한 적도 없다’는 취지로 적었다. 이 전 부지사는 이에 대해 “(민주당)요청에 따른 게 아니고 제 입장에선 소박한 저항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검찰은 옥중서신이 공개되기 하루 전인 지난해 7월 20일 구치소 접견 녹취서를 제시하며, “당시 배우자인 백모씨가 ‘입장을 확실히 해. 버티려면 제대로 버텨. 이제 당신 정치범으로 돌아섰어. 저쪽이 도와준다니까 같이 저항을 하자고. 아무것도 하지마’라고 했다”며 “’저쪽’이 민주당이 맞냐”고 물었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저쪽이 어딘지 모르겠다”고 했다.

검찰은 “당시 백씨와 함께 접견을 온 김모씨가 ‘위에서 얘기한 거로는 옥중서신으로 해가지고, 한 번 좀 써주셨으면 좋겠다. 자필로. 검찰 탄압에 상세하게 써서 보내줄 수 있냐’고 했다”며 “당시 피고인은 ‘오늘 민주당에서 뭐 얘기된 거 없나요?’라고 말했는데, ‘위’가 민주당 아니냐”고 했다. 그러자 이 전 부지사는 “잘 모르겠다”며 “위가 민주당이라고 하는 건 검사님 생각”이라고 했다.

[김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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